[김성진의 풋볼토크] 김봉길호 졸전에 아시안게임-올림픽 고민도 커졌다
입력 : 2018.01.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김봉길호의 최종 목표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그런데 예행 연습이라 할 수 있는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의 졸전으로 아시안게임에 대한 걱정이 커졌다. 더 나아가서는 2020 도쿄 올림픽 준비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김봉길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은 U-23 챔피언십을 4위로 마쳤다. 우승이라는 결과를 얻지 못했으나 대회 결과는 실패다. 하지만 일본이 조기에 탈락하는 등 이번 대회는 유독 이변이 많이 연출됐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준우승을 하며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변명이 되지는 않지만 4위로 최소한의 체면치레는 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기대 이하였다. 몇몇 선수가 부상 및 군입대로 인해 합류하지 못한 점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전력에 막대한 차질을 주는 것은 아니다.

U-23 대표팀은 지난해 시즌 종료 후 한 달 가량의 소집 훈련을 거쳐 대회에 나섰다. 피로누적, 체력 및 경기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대회에 임했다. 분명 기대만큼의 경기력은 나올 수 없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개선되는 모습을 기대했다. 그러나 3위 결정전까지 총 6경기를 치르면서 U-23 대표팀은 달라진 모습을 하나도 보여주지 못했다.



▲ 고개 드는 경질설 그러나 경질만이 답일까
김봉길 감독은 K리그에서 큰 성과를 낸 지도자는 아니다. 그러나 전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인천 유나이티드를 그룹A에 올려놓고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한 ‘봉길매직’을 보여준 바 있다. 지난해 김봉길 감독이 아시안게임 지휘봉을 잡았을 때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기대를 가졌던 것은 K리그에서 보여준 지도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김봉길 감독은 부진한 상황에서 팀을 반전시키는 지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위급 상황에서의 대처도 미흡했다. 물론 아시안게임을 대비한 징검다리 역할의 대회였지만 우승은 아니더라도 팀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특히 베트남의 선전과 맞물려 더욱 비교가 됐다. 전술, 전략에서 총체적인 문제점이 드러났고 뚜렷하게 기대를 갖게 할 선수가 등장하지도 못했다.

그래서 대회 말미부터 김봉길 감독에 대한 경질 여론이 고개를 들었다. 지난해 울리 슈틸리케 감독 경질 타이밍이 늦어져 혼란을 자초했던 만큼 아니다 싶을 때 빨리 개선책을 찾자는 것이다.

그렇다고 경질만이 답은 아니다. 김봉길 감독은 아시안게임까지 임기가 보장된 감독이다. 그리고 이번 대회의 실패는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김봉길 감독도 문제점을 파악하고 아시안게임을 위한 알찬 준비를 할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와 관련해서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기술위원회 역할을 할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가 아직 완벽히 구성되지 않았다. 구성이 마무리 되면 U-23 대표팀의 평가가 진행될 것이다. 허나 현재로서는 현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분리와 연결 사이
김봉길 감독 경질을 제기하는 쪽은 일찌감치 아시안게임을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는 단계로 삼자는 의견이다. 홍명보 전무이사가 2012 런던 올림픽을 준비할 때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올림픽 출전 연령 선수들을 내보내 경험을 쌓게 했던 것과 같다.

그러나 병역이라는 문제가 걸려있는 한국의 현실에서 이에 대한 비판은 크다. 아시안게임에 나설 수 있는 선수들의 기회가 박탈되기 때문이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당시에도 이에 대한 지적이 크게 일었다.

또한 올림픽 예선이 U-23 챔피언십으로 대체된 것도 불필요 의견으로 이어진다. 과거에는 월드컵예선처럼 장기간 동안 홈 앤드 어웨이로 예선을 진행했지만, 이제는 올림픽이 열리는 해의 U-23 챔피언십이 올림픽 예선을 대신한다. 즉 준비 단계의 차이가 있다.

지난 2014년에도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분리해서 준비했다. 당시 고 이광종 감독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맡아 금메달을 따내는 성과를 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리우 올림픽 대표팀 감독에 취임했다.

어느 것이 낫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분리하는 것과 연결해서 준비하는 것 모두 장단점이 존재한다. 리우 올림픽 대표팀을 이전의 런던 올림픽 대표팀처럼 준비하지 않은 것도 장기간 준비에 따른 단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허나 두 대회 모두 놓칠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을 벌어지게 된 원인은 U-23 대표팀의 부진한 성적과 김봉길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의문이다.

아시안게임까지 아직 7개월 가량의 시간은 있다. 길면서도 짧은 시간이다. 김판곤 위원장과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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