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Note] 천안제일고 전국대회 우승 가능할까요?
입력 : 2018.02.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김해] 홍의택 기자=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박희완 천안제일고 감독의 답이다. "감히"란 말을 몇 번이나 써가며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아마축구 현장은 차이가 극명하다. 확실히 프로 산하가 강하다. 좋은 선수들을 확보해 내부 경쟁을 유도한다. 지도자 능력을 입혀 잠재력을 극대화한다. 프로 선수가 될 재능을 미리 점찍고 그들만의 색으로 덧칠하는 식이다.

하지만 다 그런 건 아니다. 쟁쟁한 학원팀도 꽤 된다. 천안제일고도 그중 하나. 고등리그 왕중왕전에서 산하팀과 겨뤄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10번 성현준은 졸업 직후 포항 스틸러스 신인이 돼 가치를 인정 받았다. 천안제일고는 현재 경남 김해에서 진행 중인 제39회 대한축구협회장배에서도 현대고(울산 현대 U-18), 대건고(인천 유나이티드 U-18) 등과 우승 후보로 꼽혔다.

박희완 감독은 자신감이 넘쳤다. "이 학교를 9년간 지도했다. 감히 올해가 최강 전력이라고 평가하고 싶다"는 말을 스스럼 없이 했다. 보통 부담스러워 잘 안 하는 표현이다. 축구판 내 경직된 분위기, 겸손을 미덕으로 여기는 한국 특유의 문화 때문일 터. 어쩌면 그만큼 현 선수단이 좋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또, 이런 양념이 흥미를 돋우니 굳이 색안경 끼고 볼 일은 아니다.





천안제일고는 결승까지 올라섰다. 10일 대건고만 넘으면 대망의 우승이다. 사실 박희완 감독이 원했던 상대는 따로 있다. 한 번 이겨보려 발버둥 쳐도 이상하리만치 안 잡혔던 현대고. 친분 있던 후배 박기욱 감독에게 갚을 빚이 있었다. 웃으며 던진 "많이 얻어터졌다"란 말에도 뼈처럼 단단한 무언가가 배 있었다.

"건방져 보일 수도 있지만, 이 대회를 나온 이유는 현대고 하나다. 솔직히 주요 선수 둘이 다쳐 고민을 했다. 구정 이후 열리는 대회에 나간다면 부상자 복귀로 더 나은 전력을 꾸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현대고에 세 번이나 얻어터졌다. 현대고 박 감독에게도 '맞을 때 맞더라도 이번에 김해 한 번 더 간다'고 했다"

웬걸. 현대고가 도중에 떨어졌다. 지난해(가 워낙 좋았다)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는 나왔으나, 그래도 강력한 우승 후보였음에 이견을 달기 어렵다. 박정인, 김승언, 이기혁 등이 건재했다. 하지만 탄력을 받은 부경고에 1-2 패배 일격을 맞았다. 입맛만 다시던 천안제일고는 4강에서 부경고를 3-1로 누른 뒤 결승으로 향했다.

마지막 상대는 대건고다. 임중용 전 감독에게서 바통을 이어받은 전재호 감독이 팀을 잘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이호재, 이준석, 김현수 등 개인 기량도 빼어나다. 무엇보다 눈에 들어오는 건 압도적인 공수 밸런스다. 대건고는 이번 대회 5경기를 모두 이기는 동안 27득점 무실점을 기록했다. 박희완 감독도 다시 전열을 가다듬었다.

"우승 정말 꼭 하고 싶다. 최근 4년 동안 결승에 올라간 게 세 번째다. 두 번 놓쳤는데 이번에는 정점을 찍으려 한다. 대건고는 산하팀들도 다 인정하는 수준이다. 힘, 기술, 스피드 모두 안정적이더라. 하지만 우리도 좋다. 내려설 일은 없다. 맞불을 놔 후회 안 하는 경기를 할 것이다. 그게 또 우리 색깔이니까. 확률은 5대 5로 본다. 전력이 비슷하면 간절함 차이다. 이 부분을 아이들에게 주문할 것이다"




사진=스포탈코리아
영상=풋앤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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