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Note] 울산으로 돌아간 가물치, 이번엔 울산 U-23으로
입력 : 2018.02.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홍의택 기자= '가물치'로 불렸던 사나이. 김현석 감독과 다시 닿은 건 반년 만이다. 그새 신분은 확 바뀌었다.

지난해 여름은 경북 김천이었다. 모교 강릉중앙고를 이끌고 전반기 고등리그 왕중왕전에 참가했다. 전국대회보다 우선으로 친다던 농상전(단오제를 맞아 열리는 강릉 지역 정기전. 현 강릉중앙고인 강릉농공고와 현 강릉제일고인 강릉상고의 더비)에서 패한 터라 분위기는 축 처졌다.

하지만 무려 4강에 올랐다. 대진 운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고는 하나, 학원팀 '끝판왕'으로 불리는 언남고까지 잡고 올라섰다. 강릉에서 패하고 전국에서 네 손가락 안에 든 것. 매탄고(수원 삼성 U-18)는 끝내 못 넘었어도 그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 제자들에게 '할 수 있다'는 믿음과 자신감을 심어줬음에.

그랬던 그가 울산으로 향했다. 강릉농공고 졸업 뒤 연세대를 거친 그는 울산 현대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은퇴 뒤에는 울산 코치직까지 지냈다. 쉰 남짓 인생 통틀어 울산에서 가장 오래 살았으니 '제2의 고향' 운운해도 무리는 아니다. 이번엔 또 다른 직함을 얻었다. 울산대학교 감독이다.




울산대는 울산 구단이 공들여온 학교다. 어리고 유망한 선수들을 보유했다 해도, 충분한 시간을 보장하기 어려운 게 프로팀 실정. 점진적 개선은 필요하나, 당장은 대학에 일부 의존할 수밖에 없다. U리그(대학리그)와 R리그(2군리그)를 드나들며 출전 시간 보장 및 성인 무대 적응이란 토끼를 동시에 노린다.

구단 측은 울산대를 '울산 U-23'으로 명명했다. 지난달 열린 울산 유스 간담회 때도 갓 부임한 김 감독을 초빙해 마이크를 쥐여줬다. 김광국 단장이 공개석상에서 "23세 팀"이라고 말하며 힘을 실어줬다. 울산대 모든 선수가 울산 구단과 깊은 연을 맺은 건 아니나, 일단 연계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얻겠다는 구상이다.

짐을 싸 울산으로 돌아가게 된 김 감독은 "선수 생활도, 지도자 생활도 그곳에서 했으니 제게는 남다른 곳"이라며 소회를 전했다. "단장님께서 아예 울산 U-23이라고 표현해주시니 책임감이 막중하다. 선수들을 키워내는 보람을 울산대에서도 느끼고 싶다"라며 속내를 털어놨다.

시간이 없다. 신입생이 갓 합류한 울산대는 부랴부랴 경남 통영으로 향했다. 12일부터 춘계대학축구연맹전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용인대, 동강대, 전남과학대로 이어지는 일정이다. 유상철 전임 감독이 팀을 잘 꾸려 김 감독의 어깨도 조금은 무겁다.

조 편성과 관련 "아이 참, 이거 부담스러워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라며 손사래를 치던 김 감독. 이내 "고교 팀을 맡으며 아마 축구를 경험했다. 아직 만드는 과정이지만 최근 대학 선발팀과 연습 경기를 해 괜찮은 내용도 만들었다. 이번 춘계도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해볼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 울산대는 12일 이장관 감독이 이끄는 용인대와 붙어 3-3 무승부를 연출했다. 14일에는 동강대를 8-0으로 꺾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스포탈코리아
영상=풋앤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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