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②] 유재훈의 도전, 대선배 최은성에게 얻은 정답
입력 : 2018.02.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방콕(태국)] 박대성 기자= “내가 존경하는 사람은 (최)은성이 형이다.”

언젠가 대전 시절 유재훈이 했던 말이다. 2009년 12월 대전 시티즌과 작별 후, 9년이 지났지만 유재훈의 롤모델은 여전히 최은성이다. 최은성이란 석자는 인도네시아 생활의 큰 밑거름이 됐다.

최은성은 1997년부터 2014년까지 17년 동안 현역으로 활약했다. 프로 대부분을 대전에서 보냈고 2012년 전북 현대로 적을 옮겼다. 2014년 은퇴 후 현재 전북 골키퍼 코치로 제2의 축구 인생을 이어가고 있다.

12년 전, 최은성 몸동작 하나하나를 지켜본 신인이 있었다. 어느새 35세에 접어든 유재훈이다. 유재훈은 “(최)은성이 형과 4년 동안 함께 했다. 곁에서 정말 많이 배웠다. 골키퍼 인생에 큰 영향을 준 분”이라며 최은성에게 존경심을 보였다.

유재훈에게 최은성은 자기 관리의 표본이었다. 언제나 먼저 출근했고 꾸준한 하체 트레이닝으로 몸 상태를 유지했다. 습관에 가까운 트레이닝이 최은성의 17년 현역 생활과 K리그 통산 532경기 출전 원동력이었던 셈이다.

물론 처음부터 그렇게 느낀 건 아니었다. 유재훈은 “어릴 때는 은성이 형이 왜 그렇게 열심히 하는지 가슴으로 느끼지 못했다. 속으로 ‘이름 있고 나이도 있는데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라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그저 따라 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선배가 나가는데 막내인 내가 안 나갈 수 없었다”라며 신인 시절을 회상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최은성의 관리법은 옳았다. 타지에서 직접 피부로 느꼈다. 유재훈은 “지금 내 나이가 은성이 형과 처음 만났을 때 즈음이다. 이젠 왜 그랬는지 완전히 이해한다. 은성이 형의 롱런 비결은 꾸준한 관리였을 거다. 사실 나는 지금 은성이 형을 베끼고 있다”라며 너털 웃음을 지었다.



신인 시절 어깨너머 배운 훈련은 인도네시아 무대 도전의 밑거름이 됐다. 웨이트 트레이닝에 이어 근력 운동도 충실했다. 철저한 자기 관리는 곧 성적이었다. 페르시푸라, 발리 유나이티드가 유재훈의 골키퍼 리딩 아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벌써 30대 중반. 적지 않은 나이지만 37경기 풀타임 출전을 해냈다. 유재훈은 “만약 은성이 형을 만나지 않았다면 이렇게 오래 현역 생활을 하지 못했을 거다. 습관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유재훈이 따라했던 '최은성 관리법'은 인도네시아 골키퍼들의 표본으로 자리했다. 꾸준한 관리는 팀 동료들과 구단의 존중을 받았다.

실제 인도네시아 어린 새싹이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23세 이하(U-23), 21세 이하(U-21) 대표들이 유재훈에게 멘탈 관리법 등을 물었다. 유재훈은 “가끔 청소년 대표팀 애들이 질문을 던진다. 내가 어릴 때 은성이 형님을 바라보는 눈빛이다. 내가 아는 선에서 최대한 답 해주려 한다”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골키퍼 코치도 이따금씩 질문한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롤모델' 최은성에게 연락은 자제했다. 안부 인사 정도다. 행여 피해가 가지 않을까 싶어서다. 그는 “은성이 형이 은퇴를 해서 지금은 좀 그런 게 있다. 지금 전북에서 코치를 하고 계시지 않은가. 연락 하면 괜히 나를 전북으로 받아달란 아부 같단 생각에서다.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가끔씩 인사 정도만 하고 있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3편에서 계속

사진=유재훈 제공, 스포탈코리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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