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포커스] 포그바, 포그바, 포그바! 맨유가 시끄러운 이유
입력 : 2018.02.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진엽 기자= 명가 재건으로 한창 바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경기장 안팎 잡음으로 시끄럽다. 구단 최고 이적료인 폴 포그바 때문이다.

맨유는 몰락한 명가라는 평가를 받은 구단이다. 세계적인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끌 때는 잉글랜드를 넘어 유럽을 호령했지만, 그의 은퇴 이후 연이은 내림세 때문이다.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 루이스 판 할 감독 등 내로라하는 명장들을 데려와, 입맛에 맞는 선수들을 영입해줬지만, 리그 정상과는 계속 멀어졌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맨유는 지난 2016/2017시즌 ‘스페셜 원’ 조제 모리뉴 감독과 손을 맞잡았다. 조금 더 과감한 투자까지 감행했다.

그 시작이 포그바였다. 유벤투스에서 월드 클래스 미드필더로 성장한 그를 품기 위해 당시 역대 이적료이자 구단 최고액인 8,930만 파운드(약 1,335억 원)를 지불했다. 자유계약선수(FA)로 풀어줬던 이를 천억 원이 넘는 금액을 들여 다시 데려왔으니, 꽤 논란이 됐다.

하지만 당사자는 실력으로 이를 잠재웠다. 계속해서 몸값만큼 활약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따랐으나, 경기력과 기록 등을 보면 리그 내 최고의 선수로 맹활약했다.

안타깝게도 그 기세는 오래 가지 못했다. 이번 시즌에는 그마저도 못하고 있다.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에 밀려 리그 2위도 겨우 고수하고 있는 판에, 포그바로 인해 생기는 잡음 잡기에 힘을 빼는 중이다.


▲ 포그바 포지션 논란
이번 시즌 들어서 포그바의 가장 문제점으로 대두된 건 포지션이었다. 선수 자체의 경기력도 줄어들었지만, 모리뉴 감독이 사용하는 4-2-3-1 전술과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포그바는 ‘2’의 오른쪽 미드필더로 출전하는데, 이는 공격보다는 수비에 무게를 두는 역할이다. 전 리버풀 선수인 대니 머피는 지난 토트넘 홋스퍼전(0-2 패)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고전했던 포그바를 보고 “수비 측면에서 주도적이기보단 수동적인 편”이라며 “그는 좀 더 공격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수비적인 임무는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의 축구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전설적인 공격수 티에리 앙리는 역시 "포그바는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수비형 미드필더는 베스트 포지션이 아니다. 처음 왔을 때도 이런 말을 했다. 4-3-3에서 왼쪽이 가장 어울린다”라고 평가했다.

포지션 논란이 계속되자 구단 레전드였던 로이 킨은 "중원에서 뛰는 선수라면, 미드필더가 2명이든 3명이든 뛸 줄 알아야 한다. 포그바는 축구의 본질적인 목적에 집중해야 한다”라며 역할에 상관없이 제 몫을 다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 모리뉴 감독과 대립까지?
결국 당사자가 감독과 대립각을 세웠다는 소식까지 들려왔다.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매체 ‘레키프’는 포그바가 현재 역할이 자신과 맡지 않아 면담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맨유 전설이었던 폴 인스가 거들었다. 그는 패디 파워에 기재한 자신의 칼럼을 통해 "포그바는 배회하는 걸 좋아하고 공격하는 걸 선호한다. 그는 홀딩 미드필더로서 계약한 게 아닐 거다. 그런 플레이를 즐기지 않을 것”이라며 선수 심정을 대변했다.

그러면서 “포그바는 행복하지 않다는 신호를 보냈다. 만약 계속해서 잘 맞지 않다고 느낀다면, 난 그가 이번 여름에 떠날 수도 있다고 본다”라며 이적 가능성까지 점쳤다.

실제 최근 영국 매체 ‘더 선’ 등은 레알 마드리드 측이 스타 선수들을 영입했던 갈락티코 3기 정책의 일환으로 1억 2,000만 파운드(약 1,795억 원)의 이적료로 포그바 품기에 도전할 거로 전망한 바 있다.

▲ 산체스 때문에 자신감마저 하락한 포그바
인스는 포그바가 신입생 산체스에게 밀려 자신감마저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산체스가 맨유에 입성한 뒤부터 포그바의 자신감과 분위기는 시즌 초반과 반대를 향하고 있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포그바는 완전히 다른 선수처럼 보인다. 산체스가 오기 전에는 구단 간판이었고 킹핀이었다. 모두가 그에 관해서만 이야기했다. 하지만 산체스 이적 이후 주목을 뺏겼다”라며 포그바와 산체스의 불협화음을 논했다.

여러 잡음이 끊이질 않자 결국 모리뉴 감독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16일 영국 ‘스카이스포츠’ 등을 통해 “난 어떤 문제도 없이 포그바의 지지자라고 단언할 수 있다. 선수는 최근 자신의 경기력이 좋지 못한 걸 받아들인 그게 다다. 우리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건 터무니 없는 거짓말”이라며 못을 박았다.

불화설이 사실이든 아니든,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 리 없을 터. 모든 걸 잠재우는 확실한 방법은 경기장에서 확실한 퍼포먼스를 보이는 것뿐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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