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도 내 잘못'' 통으로 날린 6개월 자극제 삼은 권순태
입력 : 2018.02.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수원] 조용운 기자= 권순태(가시마 앤틀러스)에게 수원 삼성전은 단순한 한 경기가 아니었다. 지난해의 아쉬움을 털고 다가온 올 시즌을 가늠케하는 분수령이었다.

권순태가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확실하게 잡았다. 권순태는 2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H조 2차전 수원과 경기에 선발 출전해 2-1 승리에 힘을 보탰다.

권순태는 수원의 주포 데얀의 위협적인 슈팅 2개를 막아냈다. 전반 23분에는 데얀의 페널티킥을 확실하게 예측해 선방했고 후반에도 강력했던 오른발 슈팅을 펀칭하며 가시마에 우위를 안겼다.

모처럼 선발 출전이었다. 지난해 가시마로 이적한 권순태는 전반기 빼어난 선방을 보여주며 각광을 받았다. 일본 J리그서 뛰는 또 다른 한국인 골키퍼 정성룡(가와사키 프론탈레),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김승규(비셀 고베) 등과 함께 선의의 경쟁을 하며 호평을 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갑작스런 왼손가락 부상 이후 흐름이 끊겼다. 권순태는 재활에 상당시간 매진해야 했고 복귀한 이후에는 벤치에 머물렀다. 여파는 이어져 올 시즌 첫 경기였던 지난 상하이 선화(중국)와 ACL 1차전에서도 벤치를 지켰다.

수원전은 권순태에게 오랫만에 찾아온 기량 발휘의 무대였다. 권순태도 "사실 1,2차전 출전 명단은 이미 정해진 상태였다. 수원전에 내가 나선다는 걸 알고 있었다"면서 "이번 경기만 생각하며 준비했다. 결과를 얻어가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권순태는 입술을 더욱 깨물었다. 그는 "한국에서 할 때는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서 "부상으로 6개월을 통으로 날렸다. 부상이긴 하지만 내 잘못이었고 화가 많이 났다. 하루하루 욕심을 내며 준비했다. 6개월은 내게 있어 자극제였다"고 돌아봤다.

권순태는 수원전을 통해 주전으로 도약할 경쟁의 문을 여는데 성공했다. 경기 후 오이와 고 가시마 감독도 "권순태가 K리그를 잘 알아서 의도적으로 내세운 건 아니다. 우리는 골키퍼도 경쟁을 하고 있다. 누굴 내보내도 신뢰하고 있다"고 경쟁 체제를 고수할 것을 강조했다.

권순태가 바라던 그림이다. 지난해 6개월 동안 놓쳤던 아쉬움을 올해 그라운드서 풀겠다는 마음으로 가득하다. 궁극적인 목표는 당연히 2018 러시아월드컵. 권순태는 "선수라면 누구나 월드컵 꿈을 품는다. 나도 이제 적은 나이가 아니다"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기회가 올 것으로 본다. 하루하루 욕심내면서 운동하고 있다"고 소속팀에서 입지부터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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