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포커스] '37세' 사자의 포효는 계속된다
입력 : 2018.03.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박대성 기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생활을 마무리했다. 계약 해지로 새로운 도전을 예고했다. 현재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 LA 갤럭시행 발표만 남겨두고 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우승 청부사로 불린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프랑스 리그앙을 평정하며 세계 최고 공격수 입지를 다졌다. 현재까지 프로 통산 683경기에 출전해 403골 159도움을 기록했다. 놀라운 기록이다.

나이는 30대 중반을 훌쩍 넘었지만 도전은 계속됐다. 2016년 여름, 파리 생제르맹을 뒤로하고 조제 모리뉴 감독과의 재회를 결정했다. 이브라히모비치의 경험은 알렉스 퍼거슨 이후 명가 재건을 꿈꾸는 맨유에 안성 맞춤이었다.

이브라히모비치에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적응은 없었다. 레스터 시티와의 커뮤니티실드 득점을 시작으로 리그 개막전 2경기 연속골에 성공했다. 맨체스터 시티와의 리그 4라운드서도 득점포를 가동하며 가치를 증명했다. 비록 맨유는 맨시티에 패했지만, 이브라히모비치 이름을 각인시키기엔 충분했다.

이브라히모비치의 비상은 계속됐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서도 맹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맨유의 화력이 잠잠할땐 이브라히모비치에게 쏠린 공격 패턴이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베테랑 공격수가 짊어진 짐이었다.

활약은 30대 중반을 무색하게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농익는 와인처럼, 이브라히모비치는 맨유 화력에 큰 보탬이 됐다. 쟁쟁한 선수들이 즐비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28경기 17골 5도움은 대단한 기록이다.

그러나 이브라히모비치도 부상을 피해가지 못했다. 안더레흐트와의 유로파리그 8강전에서 부상을 당해 향후 일정을 소화할 수 없게 됐다. 기존 1년 계약에 연장 옵션이 있던 터라 맨유의 고민은 깊어졌다.

맨유는 일단 이브라히모비치를 자유계약(FA)로 풀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맨유 캐링턴 훈련장에 꾸준히 출근하며 컨디션 유지에 총력을 다했다. 모리뉴 감독도 이브라히모비치 재활 훈련에 흡족했고, 2017년 여름 전격 1년 계약을 체결했다.

“사자는 인간처럼 회복하지 않는다.”

맨유와 1년 계약을 체결한 당시 “신이 돌아왔다”라고 선언한 만큼, 이브라히모비치만 할 수 있는 말이었다. 동물의 왕 사자처럼 빠른 회복을 보였고, 리그 12라운드 뉴캐슬전서 크게 포효했다.

하지만 30대 중반이라서였을까. 무리한 재활이었을까. 이브라히모비치는 리그 20라운드 번리전서 쓰러졌다. 이후에도 자잘한 부상을 입으며 맨유 전력에서 제외됐다. 일각에선 선발 출장을 원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연이은 부상으로 주전 경쟁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모리뉴 감독은 “다음 시즌에 이브라히모비치와 함께 할 수 없다”라며 작별을 암시했다.

이브라히모비치도 모리뉴 감독과 맨유의 결정을 존중했다. 23일 자신의 공식 채널을 통해 “맨유에서 두 번째 시즌을 멋지게 보냈다. 구단 관계자와 팬들 모두 감사하다. 내 역사의 일부를 함께한 사람들에게도 감사하다”라며 올드트래포드에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브라히모비치의 작별설이 불거질 무렵, 일부 언론들은 맨유가 이브라히모비치에게 코치직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인간과 다른 사자에게 현역 은퇴는 남의 이야기였다. 유럽을 떠나 축구 인생 황혼기를 누리려 한다.

유력 행선지는 미국메이저리그사커다. 2017년 여름부터 이브라히모비치를 간절하게 원했던 LA 갤럭시 유니폼을 입을 전망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드’에 따르면 2년에 연봉 150만 달러(약 16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곧 LA 갤럭시의 공식 발표가 있을 전망이다.

LA 갤럭시는 MLS컵 우승 5회에 빛나는 클럽이다. 이브라히모비치 영입으로 2017년 부진을 딛고 2014년의 영광을 찾으려 한다. 우승에 목마른 37세 사자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장소다.

사진=SI 그란트 월 트위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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