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포커스] 가상의 상대 보다, 진짜 신태용호 찾아야 할 때
입력 : 2018.03.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서재원 기자= 가상 상대에 대한 고민도 중요하지만, 진짜 신태용호를 찾아야 할 때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4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벨파스트 윈저파크에서 열린 북아일랜드와 친선전에서 1-2로 역전패 당했다. ‘가상 스웨덴전’으로 치러진 북아일랜드전은 실패로 끝났고, 8경기(5승 3무)동안 이어오던 무패행진도 마감됐다.

이번 대표팀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에 유럽파가 합류했다. 손흥민(토트넘), 기성용(스완지), 권창훈(디종),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황희찬(잘츠부르크) 등 5명뿐이었지만, 이들 모두가 중심이 될 선수들이었다.

손흥민에 대한 기대감은 더했다. 대표팀 합류 직전 4경기 연속골을 터트리며, 잉글랜드 현지에서도 주목 받았다. 한창 물올랐기에 모두가 그의 골을 기대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도 “한국의 월드컵이 손흥민에게 달렸다”라고 할 정도였다.

그 기대감에 부응이라도 하듯 이른 선제골이 나왔다. 전반 7분 박주호의 날카로운 패스가 북아일랜드의 수비를 한 번에 무너트렸다. 오른쪽 측면으로 빠르게 침투해 공을 잡은 권창훈이 간결하게 이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한국은 리드를 잡고도, 높은 점유율을 가져갔음에도, 추가골에 실패했다. 그 사이 스웨덴의 동점골이 터졌다. 전반 20분 세트피스 한 방에 무너졌다. 허를 찌르는 약속된 플레이가 김민재의 자책골로 연결됐다.

장점이 나오지 않았다. 손흥민은 상대의 집중 견제 속 공간을 찾지 못했다. 그와 짝을 이룬 김신욱은 장신 수비 속에서 모습을 감췄다. 침묵을 지킨 손흥민은 후반 30분 염기훈과 교체돼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기대가 절망으로 바뀌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후반 41분 북아일랜드의 역습 상황에서 폴 스미스의 슈팅이 골문을 갈랐다. 한국은 15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그 중 2개만 골문으로 향했다. 반면 북아일랜드는 4개 슈팅 중 3개의 유효슈팅을 만들었다. 그 중 2골이 나왔다. 결과 역시 북아일랜드가 가져갔다.

드러난 문제가 너무나도 많다. 뻥 뚫린 수비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공격에서 풀지 못하니, 그 부담은 수비로 이어졌다. 신태용 감독이 경기 후 가장 먼저 언급한 부분도 ‘골 결정력’이었다. 이는 손흥민 활용법과 그 짝에 대한 고민을 뜻했다.

구심점이 없는 수비는 그 다음 문제였다. 김민재와 장현수가 구축한 중앙 수비는 여러 허점을 드러냈다. 북아일랜드전에서도 완벽한 수비 조합을 찾지 못했다.

결국 ‘우리의 것’이 없었다. 상대에 대한 대비에 앞서 먼저 해결돼야 될 부분이었다. 진짜 신태용호의 알맞은 옷을 찾지 못한다면, 제 아무리 상대를 잘 분석하더라도 말짱 도루묵이다.

신태용 감독은 다음 경기에 4-4-2로 나설 것을 예고했다. 지난해 11월, 콜롬비아와 세르비아를 상대로 가능성을 보여줬던 4-4-2를 통해 진짜 신태용호를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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