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도 펩시티'를 완성한 축구도사는 누구?
입력 : 2018.04.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조용운 기자= 맨체스터 시티의 선택은 옳았다. 첫 시즌의 부침을 털어낸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도력은 맨시티가 그토록 바랐던 축구와 정상의 환희로 이어졌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 입성 첫해 그동안 몰랐던 실패의 쓰라린 맛을 경험했다. 리빌딩을 택했다. 전 포지션에 걸쳐 대대적인 수술이 시작됐다. 많은 선수가 떠났고 새로운 얼굴로 채워졌다.

그럴수록 팀을 지탱하는 힘이 필요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변화폭이 큰 와중에도 중추가 될 선수들은 건드리지 않았다. 확실한 믿음을 줬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바꿔나갔다. 그들이 곧 과르디올라 감독의 생각을 그라운드서 구현할 도사들이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축구는 색깔이 분명하다. 패스와 간격을 통해 점유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축구다. 90분 동안 상대보다 볼을 더 오래 소유하면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는 자신만의 철학에서 출발한다. FC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을 지도할 때와 비교하면 조방하나 실용적으로 변했다.

그래도 과르디올라 감독의 축구는 어렵다. 올 시즌 초반에는 흔치 않던 투톱 전술을 꺼내들어 세르히오 아구에로와 가브리에우 제주스를 공존시키려 애를 썼다. 물론 벤자민 멘디의 부상으로 단기간에 원톱으로 회귀했으나 전술을 오가는 사이에서도 안정감을 잃지 않은 게 독주의 힘이었다.

선수 변화와 다양한 전술 속에서 버틸 수 있던 핵심은 중추에 있다. 페르난지뉴는 시즌 내내 '볼을 이렇게 잘 차던 선수였나'라는 생각을 할 만큼 안정된 패스와 공간을 활용하는 부분에서 탁월한 면을 보였다. 중원에서 안정된 수비는 물론이고 공수 전환에 군더더기 없는 모습으로 토대를 닦았다. 페르난지뉴는 과르디올라 감독과 가장 많은 전술적 대화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생각을 옮기는데 필요한 이해도를 갖춘 셈이다.



페르난지뉴가 닦은 토대에 기둥과 보를 세우는 건 다비드 실바와 케빈 더 브라위너의 몫이다. 예전부터 맨시티에 스페인식 패스축구를 그려넣었던 실바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2년차에 접어들며 한층 더 성숙해졌다. 맨시티가 촘촘하게 내려선 수비의 상대를 자유롭게 허물 수 있던 건 실바의 움직임과 패스 덕이었다.

실바가 상대 수비를 균열시키면 빈공간에 정확하게 꽂아넣는 패스는 더 브라위너가 자처했다. 이전만 해도 측면 자원에 무게가 실렸던 더 브라위너는 과르디올라 감독을 만나 전천후 미드필더로 탈바꿈했다. 더 브라위너 특유의 달리며 전달하는 패스의 정확도는 자칫 느려질 수 있는 맨시티의 속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단연 최고의 활약을 펼친 더 브라위너는 올해의 선수로 거론될 정도다.

완성된 틀에 방점을 찍는 것도 중요하다. 걸출한 공격수인 아구에로가 있어 걱정이 없는 맨시티지만 지난 시즌보다 확연하게 달라진 라힘 스털링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다. 단조로운 플레이가 아쉬웠던 스털링이지만 지금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축구를 완성하는 마침표 역할을 톡톡히 한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시즌 실패의 이유로 부족한 득점을 꼽은 바 있다. 스털링은 아구에로에 한정됐던 득점 루트를 넓혔다. 시즌 22골 모두 영양가 있는 득점이라 과르디올라 감독의 총애를 한몸에 받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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