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핫피플] ‘약발 받은’ 이창민, 무르익은 월드컵 꿈
입력 : 2018.04.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광양] 이현민 기자= “약(보충제)도 챙겨 먹고, 아직 젊고 약발도 잘 받아서... 뭐 일단 잘하죠.”

제주 유나이티드 조성환 감독이 떠오르는 에이스 이창민(24)을 두고 한 말이다. 우스갯소리 같으면서도 진심이 묻어났다. 경기 전 만났던 조 감독은 이창민이 한 건 해줄 것 같다고 내심 기대하는 눈치였다.

제주는 11일 전남 드래곤즈와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6라운드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찌아구-이창민-김현욱의 연속골로 리그 득점 가뭄을 씻어냈다. 시즌 2승 째 승점 8점 6위로 상위권 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찌아구, 김현욱은 제주 유니폼을 입은 후 첫 골을 신고하며 향후 공격에서 쓸 카드가 많다는 걸 증명했다. 물론 승리 중심에는 이창민이 있었다.

이창민은 단연 돋보였다. 제주는 3-5-2 포메이션을 가동했고, 전방에 찌아구-류승우를 두고 중원에서 김현욱과 이창민이 지원 사격에 나섰다.

초반부터 이창민의 몸놀림은 가벼웠다. 패스로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 재치 있는 드리블과 강력한 슈팅으로 상대에 위협을 가했다. 17분 중거리 슈팅으로 영점 조준을 하더니 19분에는 전남 페널티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아쉽게 골키퍼 장대희에게 막혔다.

전반 20분. 이창민이 전남 수비진을 단번에 무너뜨렸다. 자기 진영에서 전방으로 패스를 찔러줬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뜨린 찌아구가 장대희와 1대1 상황에서 골망을 흔들었다.

이창민 패스-찌아구 마무리. 제주 조성환 감독이 기다리던 그림이었다. 이후 제주는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며 상대 공격을 잘 차단했다.

후반 들어 제주는 매서움을 더했다. 이창민은 ‘나도 골 넣고 싶다’고 시위하듯, 후반 4분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운도 따랐다. 후반 10분 전남 완델손이 김수범을 팔꿈치로 가격해 퇴장당해 수적 우위까지 점하게 됐다.

제주는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던 후반 19분 환상적인 골이 터졌다. 정운의 코너킥이 문전으로 향했다. 이창민의 퍼스트 터치가 다소 불안했으나 이를 축구화 바닥(스터드)으로 긁고 발 안축으로 터치, 흔히 말하는‘탁탁’ 후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넣었다. 수비수 두 명을 순식간에 제친, 주변에 있는 선수들조차 멍하게 만든 장면이었다.

이창민의 마법 같은 활약에 전남은 속수무책이었다. 좋은 흐름을 이어간 제주는 후반 35분 김현욱이 쐐기포를 터트려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시즌 이창민의 활약은 눈부시다. 지난 3월 18일 울산 현대 원정에서 추가시간 류승우의 결승골을 도우며 팀의 리그 첫 승을 뒷받침했다. 전남을 상대로 1골 1도움 원맨쇼를 펼쳤고, 제주는 반전의 신호탄을 쐈다. 한 차원 높은 클래스로 국가대표다움을 뽐냈다. 현재 컨디션이면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 엔트리 승선도 가능하다.

조성환 감독은 “이창민은 기술, 정신력, 피지컬 모든 걸 갖췄다. 기대를 많이 했는데, 이에 부응했다. 고맙다”면서, “나와 제주 팬들의 바람은 창민이가 러시아 월드컵에 가는 것이다. 충분하다”며 찬사와 함께 대표팀 승선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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