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왜 차범근도, 박지성도 '축구 꿈나무'였나
입력 : 2018.04.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수원] 홍의택 기자= "내 축구 인생에서 제일 잘한 게 뭔 줄 알아?"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물었다.

특정 소재로 이어가던 인터뷰가 다른 길로 샜다. 30년 전 선수 시절을 돌아보던 차 전 감독의 머릿속 회로는 '독일 분데스리가→한국 축구→유소년 육성'으로 넘어갔다. 당초 약속한 시간을 한참 넘기며 열변을 토했다. 답은 두 가지였다. "차범근 축구상 설립과 차범근 축구교실 운영".

차 전 감독에게 아이들은 그만큼 큰 의미였다. 독일에 갓 넘어갔을 때, 5~6세 어린이들이 잔디밭에서 공을 차는 것을 보고 크게 한 방 맞았다던 그다. "이 나라는 이래서 축구가 강한 거구나 싶더라고". 10년 안팎 유럽 현지에서 내달리면서 꾸준히 되뇐 말이 있다. "내가 한국에 돌아가면 꼭 아이들을 위한 교실을 열겠노라".




또 다른 전설이 뒤를 잇는다. 선수 은퇴 이후 지도자 대신 축구 행정가로 꿈을 키워가겠다던 박지성. 이 역시 다양한 분야로 나뉘겠지만, 특히 주목한 대목은 선수 육성이다. 대한축구협회와 손잡으며 받은 직함도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이었다.

실제 박 본부장은 조명이 덜 비치는 곳을 누볐다. 지난해 7월에는 평창에 나타났다. 이미 떠안은 일로도 하루하루가 빼곡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앰배서더, 아시아축구연맹(AFC) 사회공헌분과위원, 국제축구연맹(FIFA) 마스터 코스 심사, 국제축구평의회(IFAB) 자문위원 등. 그랬던 그가 시간을 쪼개 '2017 JS컵 U-12 국제유소년축구대회' 환영 만찬 자리를 찾았다.

한편으로는 궁금했다. 대외적으로 하는 일이 많으면서도 왜 하필 어린 나잇대인가 싶었다. 답은 차 전 감독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해외에서 뛰어 보니 유소년 축구 국제대회에서 가장 많이 배우게 되겠더라고요", "차 전 감독님이 관련 일을 먼저 시작하셔서 저도 수월하게 할 수 있었어요. 이런 일들이 퍼져 유소년 기반을 잘 다져야 한국 축구 미래가 있을 거로 생각해요".

올해는 다시 수원이었다. 박 본부장이 이사장을 맡은 JS파운데이션은 수년간 수원을 연고로 JS컵을 개최해왔다. U-18, U-19 등 성인 단계로 넘어가기 직전의 연령대가 혜택을 봤다. JS파운데이션은 JS컵 개최 외에도 장학금 수여 등 축구 꿈나무를 위해 전폭적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18일에는 박 본부장이 직접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어린 선수들이 타 대륙 선수들과의 경기를 통해서 더 성장하길 바란다"라며 '2018 수원 JS컵 U-19 국제청소년축구대회' 개회사를 남겼다. 냉정히 말해 열기는 살짝 부족했다.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은 물론 K리거 소집도 불발되면서 좌석도 얼마 안 찼다.

다만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을 앞둔 이 연령대는 국제대회를 하나 더 경험했다. U-19 대표팀은 모로코를 1-0으로 꺾고 첫 승리를 챙겼다. 20일, 22일에는 각각 멕시코, 베트남과 격돌한다.

누구나 육성의 중요성을 외친다. 하지만 아무나 덤비지는 못한다. 당장 성과를 낼 수 있을지조차 모르는 일. 그럼에도 응당 성장 기반을 만들어가는 이들이 있다. "한국 축구 미래"를 논하면서 말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홍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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