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시선집중] 15분 만에 울산 바꾼 ‘김도훈의 라커룸 대화’
입력 : 2018.04.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가와사키(일본)] 박대성 기자=울산 현대가 가와사키 원정에서 패배 위기에 빠졌다. 그러나 후반전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중심에는 김도훈 감독의 라커룸 대화가 있었다.

울산은 18일 오후 7시 일본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에 위치한 토도로키 육상 경기장에서 열린 가와사키 프론란테와의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F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지난 멜버른 빅토리전 대승으로 조기 16강 진출을 확정지어 가와사키 원정은 부담 없었다. 김도훈 감독은 주전 대신 경험이 필요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고, 조영철, 도요다 등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러나 울산은 전반 2분 만에 선제골을 내줬다. 김성주, 김수안, 박용우, 정동호 라인은 갈피를 잡지 못했고 밸런스는 무너졌다. 가와사키의 짧은 패스 이후 침투를 제어하지 못하며 스즈키에게 실점했다.

2분 만에 실점은 가와사키에 날개를 달았다. 빠른 역습과 측면 전환으로 울산을 흔들었다. 결국 하세가와가 완벽한 트래핑 이후 슈팅으로 울산을 곤경에 빠트렸다. 전반전 0-2 상황. 울산에는 반등 포인트가 필요했다.

후반전 울산 선수단의 눈빛이 달라졌다. 교체 투입된 김승준도 혼신의 힘을 다해 뛰었다. 울산은 전투적이고 투혼 넘치는 플레이로 가와사키를 상대했다. 전반전 우왕좌왕하던 모습과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투지는 추격골로 이어졌다. 정재용의 헤딩을 박용우가 받아 가와사키 골망을 흔들었다. 동점골까지 3분이면 충분했다.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여유롭게 볼을 받은 이영재가 날카로운 슈팅으로 득점했다. 울산은 동점골 이후에도 가와사키를 압박하며 적지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울산은 어떻게 45분 만에 다른 팀이 됐을까. 이유는 라커룸 대화였다. 극적인 무승부 이후 기자회견에서 김도훈 감독에게 라커룸 대화를 묻자 “혼냈습니다”라며 나지막이 미소를 지었다.

특단의 조치였다. 김도훈 감독은 채찍질을 마다하지 않았다. 가와사키 원정서 주장 완장을 찬 조영철은 “전반 종료 후 쓴소리를 하셨다. 멘탈적인 부분을 강조하셨다. 더 각성하고 집중하길 원하셨다”라고 설명했다.

김도훈 감독의 조치는 큰 울림이 됐다. 선수단은 김 감독의 질책에 전반전을 돌아봤고 “제대로 해보자”라는 각오를 가슴에 새겼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쟁적으로 가와사키를 몰아붙였고, 만회골에 이어 동점골까지 뽑아냈다.

라커룸 대화는 축구에 정말 중요한 요소다. 감독이 어떤 말을 던지느냐에 따라 선수단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김도훈 감독의 ‘헤어드라이기’는 선수단을 하나로 뭉쳤고, 위기 탈출 원동력이 됐다. 김 감독의 하프타임 특효약이 45분 만에 팀을 환골탈태 시킨 셈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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