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시선집중] ‘8G 침묵’ 손흥민, 일시 멈춤인가 부진인가
입력 : 2018.04.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현민 기자= 심상찮다.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25)이 긴 침묵에 빠졌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18골 5도움을 기록 중이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이적 후 최고 활약을 펼치며 주가를 높였지만, 최근 들어 득점포가 식었다. 지난 3월 12일 AFC 본머스전 멀티골 이후 8경기(EPL 4, FA 2, 대표팀 2)에서 골 맛을 못 봤다. 이달 18일 브라이튼 앤 호브 앨비언전에서 해리 케인의 골을 만들어준 도움 1개가 공격 포인트 전부다.

그럼에도 현지 언론에서는 이번 시즌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손흥민에게 찬사를 보냈다. 'BBC' 전문가 17명이 EPL 올해의 선수상과 관련해 투표를 진행, 손흥민 이야기가 나왔다. EPL에서 무려 21시즌을 뛰었던 마크 슈워처는 “손흥민은 케인이 부상으로 빠진 자리를 대신할 만큼 그 공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내와 현지에서 주목받은 손흥민과 에릭 라멜라 경쟁 구도에서도 의문을 표하는 이가 많았다. 토트넘, 리버풀에서 활약했던 그레이엄 수네스는 “손흥민은 팀에서 아주 잘 해왔다. 라멜라는 좋은 조건을 갖췄지만, 아직 확신을 주지 못했다.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적어도 22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A컵 4강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손흥민은 맨유와 FA컵 4강에 선발 출전했다. 기대가 컸다. 그간 부진을 씻어내고, 본인 가치를 더욱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심적 부담이 가중된 듯 몸은 무거웠다. 볼 컨트롤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위협적인 기회도 만들지 못했다. 결국, 토트넘은 1-2로 역전패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결정적으로 이날 손흥민은 라멜라와 주전 경쟁 논란의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둘을 놓고 더욱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맨유전이 끝난 후 손흥민은 주포인 해리 케인과 함께 언론으로부터 혹평을 받았다.

“손흥민은 찬스를 위해 움직였지만, 빠른 슈팅과 크로스가 필요한 시점에 볼을 너무 끌었다.”(ESPN)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제외한 손흥민, 케인, 무사 뎀벨레는 올 시즌 최악의 경기를 펼쳤다."(더 타임스)
“이번 시즌 18골을 기록하며 토트넘 상승세를 주도했지만, 최근 8경기(대표팀 포함) 동안 득점이 없다. 이날 보여준 손흥민의 경기력은 위협적인 옵션을 잃은 거나 마찬가지.”(풋볼 인사이더)


언론에서 손흥민 한 명을 지적한 것도 있지만, 동료들과 묶어 냉정한 평가를 했다. 아무리 앞선 경기를 잘해도 결정적일 때 부진하면 질타 받는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케인과 떠오른 손흥민이 토트넘을 결승으로 이끌어줄 거라는 기대 심리가 반영됐던 건 아닐까.



더욱이 아쉬운 건 ‘손흥민은 강팀에 힘을 못 쓴다’는 게 또 드러났다. 15일 맨체스터 시티(라멜라 대신 후반 19분 교체 투입), 22일 맨유전을 통해.

토트넘 최근 몇 시즌 동안 ‘빅6’ 맨시티, 맨유, 리버풀, 아스널, 첼시와 순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해 10월 23일 리버풀전이 빅6를 상대로 올린 유일한 득점이다. 같은 골이라도 상대가 누구냐, 또 어느 시점에 터지느냐 중요하다. 영양가가 다르다. 남은 시즌, 그리고 앞으로 과제다.

이 침묵이 장기간 지속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자칫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에도 분명 악재다. 남은 리그 4경기에서 어떻게든 득점이 필요하다. 다가올 러시아 월드컵에서 더 큰 팀들을 만난다. 지금보다 더 외롭고 힘든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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