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D-50 ②] '벤치 헤드셋 장착' 신태용호, 분석에 답이 있다
입력 : 2018.04.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조용운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은 분석 전쟁이다. 어림짐작으로 상대를 평가하는 오류가 사라진다. 실시간으로 상대를 확인하고 해법을 찾는 그림이 월드컵 성공 열쇠다.

월드컵 개막을 50일 남겨둔 지금 신태용호가 분주하다. 신태용 감독은 내달 14일 발표할 23인의 최종명단을 두고 마지막 고민을 하고 있다. 신 감독을 보좌하는 코칭스태프도 바쁘다. 스페인 코치들은 유럽으로 나가 상대국 분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경준, 김남일, 차두리 코치도 K리그 현장을 바쁘게 돌아다니며 마지막 옥석을 가리기에 신중을 기한다.

여기에 실시간 분석 시스템도 적응해야 할 과제다. 생소한 실시간 분석 시스템은 월드컵 성패의 숨은 1인치로 떠올랐다. 귀에 꽂힌 이어폰에 수시로 손을 갖다대며 전력분석관이 전달하는 내용을 놓치지 않으려는 움직임. 그동안 배구와 미식축구에서 자주 나왔던 지도자들의 행동이 러시아월드컵에서 재밌게 그려진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2월 국제축구평의회 연례회의서 기술지역과 벤치 사이에 커뮤니케이션 장비를 도입하는 것을 승인했다. 이번 월드컵부터 감독들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굳이 하프타임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즉각적인 상황 판단과 해결법을 그라운드에 실현할 수 있다.

이를 위해 FIFA는 각 팀에 헤드셋과 테블릿 PC를 제공한다. 실시간 경기영상은 물론 리플레이, 선수 데이터, 분석 어플리케이션과 같은 정보도 함께 전달한다. 기자석 내 분석용 지정좌석도 따라 마련해 각 팀 기술스태프(2인), 의무스태프(1인)가 벤치와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기술지역의 스태프가 이를 분석하면 곧장 벤치에 있는 감독에게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다.

더이상 상대를 몰라서, 상대 분석에 실패해서 경기를 패했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감독이 보지 못한 부분을 정확한 파악하는 분석 역량과 조언을 받아들인 감독의 판단이 승패를 바꾸는 절대적인 요소가 되는 셈이다.

이를 위해 대표팀은 지난달 레알 마드리드 분석관 출신의 가르시아 에르난데스 전력분석 코치를 영입했다. 토니 그란데, 하비에르 미냐노 코치와 함께 스페인 출신 명장 델 보스케 감독을 보좌한 경험이 있는 가르시아 코치는 최근까지 레알 마드리드 분석관으로 활동한 경력을 통해 신 감독에게 제3의 눈이 되어줄 전망이다.



관건은 적응이다. 중요 변수가 될 헤드셋 시스템이지만 FIFA는 아직 공식 장비 사양을 발표하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5월 하순에 FIFA 워크샵이 개최된다. 이 자리서 공식적으로 어떤 장비와 분석 회사의 자료가 제공되는지 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간이 촉박한 만큼 월드컵 직전 평가전에서 활용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지난달 폴란드와 평가전에 무선 장비를 통해 한 차례 시험한 대표팀이지만 FIFA가 제공하는 방안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K리그를 통해 전문적으로 축구 분석을 하는 한 전문가는 "한국은 아직 실시간 분석에 있어 생소하다. 실시간 코딩은 가능하나 데이터 전달까지 활용하는 구단은 찾아보기 힘들다"라며 "FIFA가 제공하는 자료를 정확하게 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원거리 영상에 의존해 경기를 분석하는 건 상황 파악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는 "정확한 매뉴얼이 필요하다. 무작정 모든 자료를 분석해 나열하기보다 감독이 원하는 데이터를 빠르게 찾아내야 한다. 분석관과 감독의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FIFA 자료를 확인할 기술스태프 사이의 호흡 연습도 중요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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