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시선집중] 장기 집권 후 암흑기, 벵거 후임은 안녕할까
입력 : 2018.04.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서재원 기자= 장기 집권 후에는 암흑기가 따라오게 돼 있다. 아스널은 23년 전에도 그 혼란을 겪었다. 아르센 벵거 감독의 후임도 안녕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끝이 다가오고 있다. 아스널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준결승 1차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1-1로 비겼다. 2차전이 남았지만, 여러모로 불리한 상황이다. 벵거 감독의 남은 경기가 6경기가 아닌 5경기로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벵거 감독은 지난 20일 공식 성명을 통해 아스널과 이별을 발표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22년간 동행의 마침표를 찍는다. 아틀레티코전 이후 남은 홈경기는 7일 예정된 번리전뿐이다. 리그에서 남은 3경기는 모두 원정이다.

올 여름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감독이 교체되니, 변화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벵거 감독의 후임으로는 바르셀로나를 이끌었던 루이스 엔리케, 잉글랜드 경험을 갖춘 카를로 안체로티, 아틀레티코의 디에고 시메오네, 본머스 에디 하우, 벵거의 제자인 파트리크 비에이라, 티에리 앙리, 미켈 아르테타 등 다양한 이름들이 거론되고 있다.

아직 확실한 후보자는 결정되지 않았다. 소문만 무성하다. 대부분 후보자들이 아스널 감독직에 손사래를 쳤다. 적극적인 의사를 표하는 인물은 나오지 않고 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22년 동안 장기 집권한 벵거 감독의 ‘대체자’라는 부담이 따른다. 기대감은 큰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상당하다. 새로운 팀을 완성시키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그 인내를 버텨줄지도 의문이다.

23년 전에도 그랬다. 벵거 감독이 부임하기 전이었다. 9년 가까이 팀을 이끌던 조지 그레이엄 감독이 뇌물 파동으로 인해 1995년 2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스튜어트 휴스턴 수석코치가 임시로 지휘봉을 잡아 시즌을 마감했다.



그레이엄 감독의 정식 후임은 볼튼 원더러스를 이끌던 브루스 리오치 감독이었다. 그러나 리오치 감독 체제는 1년 밖에 가지 못했다. 그해 아스널은 17승 12무 9패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5위로 시즌을 마감했고, 한 시즌 만에 구단과 상호 합의하에 계약을 종료했다.

리오치 감독이 물러난 후에도 아스널은 혼란스러웠다. 스튜어트 휴스턴이 다시 임시로 지휘봉을 잡았지만,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 감독직 제안으로 팀을 떠났다. 이후 팻 라이스 코치가 4경기를 지휘했고, 뒤늦게 벵거 감독이 정식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맨체스터 유나아티드를 보더라도 장기 집권 후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물러난 뒤 맨유에 암흑기가 찾아왔다. 대체자로 선임된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은 채 1년을 버티지 못했다. 이어 루이스 판 할 감독은 2년 만에 물러났다. 조제 모리뉴 감독은 현재 진행형이다.

당장 다음 시즌 아스널을 이끌 지도자도 안전하지 않다. 오래 버티는 게 이례적 일일 수도 있다. 그 위험 부담을 누가 안게 될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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