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Note] 수원대와 김한욱 감독이 살아남는 법(영상)
입력 : 2018.05.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홍의택 기자= 옷을 만든 뒤 몸을 맞추느냐, 아니면 몸에 어울리는 옷을 짜느냐. 수원대의 생존 비결은 후자다. '수원대 축구'를 찾은 뒤 펄펄 날고 있다.

수원대 흐름은 올해도 괜찮다. 부상자 속출에도 근근이 버티는 중. 지난달 27일 고려대 녹지운동장에서 열린 U리그(대학리그)에서는 고려대와 5-5로 비겼다. 승점 3점은 못 따냈어도, 전통 명문으로 불리는 팀을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지난해 10명 가까운 인원이 나갔으나, 분위기는 생각했던 것 이상이다.

축구도 심리 싸움이다. 객관적 실력 차가 있다고는 해도, 어떤 자세로 잔디를 밟느냐에 판이한 결과가 나온다. 가령 약팀으로 분류된 팀도 지레 겁먹고 주눅 들지만 않는다면 어떤 사고를 칠지 모른다. 어쩌면 수원대도 그랬다. 또래 최정상급 선수들이 모인 건 아니지만 탄력이 붙었다. 최근 몇 년간 고려대를 심심찮게 잡는 모습이 그 근거. 김한욱 수원대 감독의 평가는 어떨까.

"자신감이 붙는 거 같아요. 작년, 재작년에 성적이 나고 2~3학년이 좋은 조건으로 프로팀과 계약을 했어요. 후배들이 '나도 수원대에서 게임을 뛰면 좋은 팀을 갈 수 있겠다'라고 생각하는 게 드러나요. 형들 보면서 어떻게 운동해야 하는지를 배우고요. 이 중엔 지도자가 뭘 요구하는지까지 받아들이며 발전하는 선수들이 있어요. 전체적으로 팀 문화가 달라졌달까요"





수원대는 어설프게 흉내 내려 하지 않았다. 볼을 소유한 채 상대를 가둬놓고 때릴 수 없는 바에야, 일단 많이 뛰기로 했다. 개개인이 막 날뛰는 게 아니다. 동료와 거리를 유지하면서 하나의 조직을 구축한다. 그물을 만들어 상대를 덮치니 효과 만점. 고려대 빌드업을 방해하고, 이를 잘라 골까지 만들어낸 장면 등이 그랬다. 함께하니 두려울 게 없었다. 대차게 들이받으며 또 다른 시너지를 냈다.

"아시다시피 저희가 고교팀 1~2번으로 평가받는 선수를 데려올 수는 없잖아요? 대신 특징이 있고 성실하다는 평이 들리면 그 선수와 미팅을 해요. '우리는 이런 축구를 하려고 한다. 네가 와줬으면 좋겠다'. 저희도 바르셀로나, 맨체스터 시티처럼 공격적인 축구를 하고 싶을 때가 있죠. 하지만 그러기가 쉽지는 않아요. 대신 카운터를 나가려고 조직적인 부분을 많이 강조하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그런 것처럼요"

수원대가 속한 2권역은 굉장히 빡빡하다. 연세대와 고려대가 자웅을 겨룬 사이, 인천대가 5연승으로 멀리 도망갔다. 여기에 수원대까지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U리그 왕중왕전 4강팀다운 성적을 재현하는 게 목표다. 그 속에서 나성은(전북 현대), 이창훈(제주 유나이티드) 등 선수 개개인 성공도 꾀한다.

"환자가 너무 많아요. 그래도 신입생들 몸이 올라오더라고요. 오늘(27일 고려대전)도 4~5명씩 뛰었어요. 서울 권역은 항상 어렵습니다. 올해도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고요. 하지만 다음 경기를 잡고 앞으로 부상자까지 복귀한다면 2위는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왕중왕전이 2.5장이니까 도전해봐야죠. 최근 경기로 긍정적 신호를 느꼈어요"







사진=대한축구협회
영상=풋앤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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