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전주] 조용운 기자= 실험과 시험이 동시에 이뤄졌다. 신태용호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를 상대로 월드컵 본선 경쟁력을 다뤘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일 보스니아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출정식을 펼쳤다. 한국은 보스니아를 가상의 스웨덴으로 삼고 활용가능한 카드를 다양하게 살펴보는 중이다.

신태용 감독은 보스니아를 맞아 변형 스리백을 꺼냈다. 평소 수비형 미드필더인 기성용을 스리백 가운데에 세우면서 최후방과 중원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포어 리베로로 뛰었다. 본선에서는 장현수가 포어 리베로를 맡을 것이 유력하지만 4년 전 우루과이전에서 기성용이 완벽하게 역할을 소화했던 것을 감안하면 새로운 가능성을 점칠 수 있었다.

기성용은 위치를 바꿔도 대표팀에 안정감을 불어넣었다. 후방에서 차분하게 수비 리드는 물론 공격 전개시 상대 수비 뒷공간을 향하는 정확한 롱패스로 길을 만들기도 했다. 다만 기성용이 후방에 위치하면서 중원에서 경기를 이끌어갈 자원이 부족했다. 공격 빌드업이 뒤로 머물면서 상대 진영에서 수비를 파훼할 방법을 찾지 못해 제옷을 입은 기성용이 그리워졌다.

기성용과 함께 짝을 이룬 윤영선과 오반석은 이번 경기가 더할나위 없이 중요했다. 예비명단에 센터백을 다수 선발한 지금 본선서 아무리 스리백을 쓴다고 해도 모두 러시아에 갈 수는 없다. 1명 정도는 고배를 마실 수 있고 둘이 선발로 나선 만큼 조금의 실수가 곧 월드컵과 멀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전반적으로 안정감은 있었지만 뒷공간이 허물어지면서 2실점을 해 아쉬움을 남겼다. 측면 크로스에 공격수에게 시선을 뺏긴 선제 실점과 라인 콘트롤에 실패한 막바지 역전골 허용까지 조금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오반석은 후반 시작과 함께 권경원과 교체되면서 불안한 마지막 평가를 마쳤다.



기성용이 내려가면서 생긴 자리는 구자철이 평가를 받았다. 구자철은 이날 8개월 만에 A매치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울산서 열린 세르비아와 평가전을 끝으로 대표팀 경기와 거리가 멀었던 그는 중앙 미드필더로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8개월 동안 구자철의 자리가 많이 희미해진 상황이라 경쟁력 평가가 시급했다.

구자철은 전반 45분 동안 중원서 공수를 활발히 움직였다. 평소와 달리 공격진영으로 올라가는 움직임보다 밸런스를 맞추는데 열중했다. 구자철만의 색깔은 보이지 않았지만 중원에서 활동량은 상당했다.

스리백의 핵심인 좌우 윙백은 김민우와 이용이 나서 주전을 향한 눈도장 찍기에 나섰다. 조금 더 활발했던 쪽은 이용으로 공격 가담, 수비 볼처리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공격적으로 기회를 확실하게 만들어주는 힘있는 윙백 움직임은 두 명 모두에게 부족해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