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하는 공격진, 혼자 길어지면 탐욕이 된다
입력 : 2018.06.0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조용운 기자= 신태용호의 공격진은 그동안 대표팀과 색깔이 다르다. 한동안 크로스에 의존하며 정적으로 움직였던 것과 달리 개인이 해결하는 능력을 갖췄다.

대표팀에서는 최전방 자원으로 분류되는 손흥민을 비롯해 저돌적인 움직임이 좋은 황희찬, 드리블 돌파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승우에 개인 기술이 우수한 이재성까지 모두 상대 수비가 무서워 뒤로 물러나는 선수들이 아니다.

반가웠다. 월드컵과 같은 무대서 강팀을 만나 변수를 만들기 어려웠던 예전의 틀에 박힌 공격과 달리 이들이 나섰을 때는 번뜩이는 장면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상당했다.

실제로 손흥민과 황희찬, 이승우가 처음 호흡을 맞췄던 지난달 온두라스와 평가전서 공격진은 볼을 소유하고 전진하는데 합격점을 받았다. 좁은 공간과 열린 공간에서 나름의 장점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를 달고 뛰는 이들의 움직임은 팬들의 환호를 불러일으켰다.

월드컵에서 객관적인 전력상 역습에 의존해야 하는 대표팀 입장에서 개인 속공이 되는 이들은 활용도가 더욱 커질 수 있다. 기대가 컸던 조합이지만 온두라스전 외에 인상은 아직 강하지 않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볼리비아전에서도 공격진들은 장점인 개인 전술을 포기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독이 되는 모양새다. 아무리 개인 능력이 좋아도 30~40m를 혼자 책임지거나 패스 타이밍을 놓쳐 볼을 오래 소유해 상대 수비가 자리를 잡게 하는 건 역습이 플랜A인 한국에 좋지 못한 그림이다.

7일 열린 볼리비아전이 그랬다. 상대가 워낙 소극적으로 나서 역습을 체크해 볼 기회조차 없던 상황서 시도했던 황희찬과 손흥민의 선택은 탄식을 불러일으킨다. 황희찬은 시종일관 홀로 드리블 돌파를 하려다 공격권을 넘겨주기 일쑤였다. 볼 트래핑이 투박해 금방 상대 수비에 둘러싸이기도 했다.

손흥민 역시 후반 한 차례 단독 돌파 이후 슈팅으로 이어간 것을 제외하고 별다른 모습이 없었다. 후반 막바지 크로스 한번이면 홀로 있던 동료에게 찬스를 만들어줄 상황에서도 페널티박스 근처까지 무리하게 전진하다 기회를 낭비하기도 했다.

월드컵에서 한국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하는 집중력이 필요하다. 개인 돌파는 하나의 카드지만 무리하면 상대에 다시 공격권을 내주는 양날의 검이다. 동료부터 살피는 이타심도 역습의 한 종류가 될 수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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