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er Up 주세종] ''세종아! 늘 하던 대로, 자신만 믿고 해보자''
입력 : 2018.06.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는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 대표팀의 첫 경기가 열릴 때까지 [Cheer Up] 릴레이 코너를 연재합니다. 바늘구멍만큼이나 좁은 러시아로 가는 23인 싸움은 물론 세계로 경쟁의 장을 넓히는 태극전사들에게 각별한 인연이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가 담겨있습니다. <편집자주>

[스포탈코리아] 서재원 기자= 주세종(28, 아산무궁화FC)의 러시아행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최초 28인 명단에 포함된 것도 충격이었는데, 최종 23인까지 들었다. 주어진 2주의 시간 동안 피나는 노력을 한 결과였다. 더불어 온두라스전(5월 28일)에서의 깜짝 활약도 신태용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주세종은 'Cheer Up' 시리즈의 마지막 주인공이다. 그가 마지막인 이유는 간단했다. 필자 역시 주세종의 월드컵행을 확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종 명단 승선 소식을 듣고 나서야, 부랴부랴 응원메시지를 받을 대상을 찾았다. 시간은 흘러갔고, 마감기한이 임박해서야 주세종의 에이전트 지승준 팀장(EG스포츠)에게 SOS를 보냈다.

“딱 맞는 사람을 알아요. (김)범용이 있잖아요. 범용이가 하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범용이는 정말 기쁜 마음으로 응원해줄 거예요.”

지승준 팀장의 말처럼, 김범용(28, 수원FC)은 정말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줬다. 약 30분간 통화 내내 마치 자신의 일처럼 주세종을 이야기했다. “세종이는 초등학교 때부터 알던 사이예요. 같은 팀은 아니었지만, 감독님들끼리 친분이 있어서 경기를 많이 했어요. 함께 경기를 하면서 놀았던 기억이 아직도 나요.”



주세종과 김범용의 인연은 특별했다. 고등학교(능곡고), 대학교(건국대) 시절을 함께하기도 했다. “세종이는 기사에 나오는 그대로에요. 정말 성실하고 꾸준한 선수였죠. 초·중·고 모두 주장을 도맡을 정도였으니 말 다했죠. 세종이와 뛸 때는 정말 좋았어요. 저와 스타일과 포지션은 달라도, 눈빛과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호흡이 잘 맞았어요.”

늘 한 몸처럼 움직이던 주세종과 김범용은 2012년 프로의 문을 두드리며 다른 길을 걸었다. 주세종은 부산 아이파크에 입단했고, 김범용은 몬테디오 야마가타(일본)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러나 몸은 떨어져있어도 마음만은 함께했다. 이는 김범용의 개인 SNS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의 SNS만 봐도 주세종의 성장 과정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주세종의 인터뷰 기사는 물론이고, 주세종을 응원하는 포스팅도 있었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 SNS을 잘 안해요...프로에 진출한 뒤, 아무래도 제가 해외 생활을 하다 보니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적었어요. 얼굴 보기도 쉽지 않아서 그런 식으로 연락을 자주했던 것 같아요. 없으면 죽을 것 같은 사이는 절대 아니에요(웃음). 제가 한국에 들어온 뒤로는 세종이에게 이것저것 많이 물어본 편이에요. 제가 이번 시즌이 한국에서 첫 시즌이거든요. (세종이의 군입대로) 공교롭게도 같은 리그에서 뛰게 됐죠. 조언을 많이 얻는 편이에요.”

그런데 김범용조차 주세종의 러시아행을 확신하지 못했다고 한다. 친구의 능력을 의심하진 않았지만, 월드컵은 스스로에게도 범접할 수 없는 무대였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대표팀에 대한 질문을 할 때마다 ‘제가 감히’라는 말을 반복했다. “처음 28인 명단에 든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저희 친구들끼리도 세종이가 월드컵에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확신은 못했거든요. 그런데 온두라스전을 보니 세종이가 대표팀에 필요한 선수라는 확신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믿음은 있었어요. 세종이 같은 경우 꾸준히 대표팀과 연이 있었죠. 대학 시절에도 올림픽 대표로 훈련에 참가했고요. 탈락의 아픔도 겪긴 했지만, 그 아픔이 지금을 만든 것 같아요. 세종이는 대표팀에 오갈 때마다 성장하는 모습이 눈에 띄더라고요. 부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자랑스러운 게 사실이에요. 저도 언젠가는 세종이랑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추는 게 꿈인데, 제가 더 노력해서 대표팀에서 함께하고 싶어요.”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두 선수의 각별함을 더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가족보다 더 가까운 사이. 오글거릴 수도 있지만, 김범용에게 마지막으로 주세종을 향한 응원 메시지를 부탁했다.

“저도 세종이도 힘들게 프로 생활을 시작했어요. 지금의 세종이는 누구에게도 미움 받지 않고, 무시당하지 않는 위치에 올라왔다고 봐요. 좋은 기회를 잡았어요. 모두의 꿈인 월드컵 무대를 밟을 수 있는 기회가 왔죠. 늘 하던 대로만 했으면 좋겠어요. 자신만 믿고 하면 스스로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거예요.”



사진=대한축구협회, 게티이미지코리아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