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트에서] '사우디 대패' 교훈, 신태용의 옳은 선택 : 선수비 후역습
입력 : 2018.06.1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조용운 기자= '아시아 맹주' 복귀를 자랑하던 사우디아라비아가 2018 러시아월드컵 개막전에서 망신을 당했다. 아시아 축구의 현주소라는 평가다.

사우디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서 열린 월드컵 개막전에서 개최국 러시아에 0-5로 패했다. 사우디의 일방적인 패배였다.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복귀하며 아시아 맹주 자리를 탈환했다던 사우디는 참혹한 대패로 고개를 숙였다.

사우디에 대한 기대감은 분명했다. 월드컵 예선과 본선, 그 사이의 진행기간을 이끄는 감독들이 모두 달라 걱정이었지만 월드컵을 앞두고 이탈리아, 독일을 상대로 보여준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 이탈리아전은 중원에서 오히려 이기는 듯한 느낌을 안겼고 독일전도 후반 상대가 느슨해지자 무승부 직전까지 끌고가는 힘을 발휘하기도 했다.

사우디가 개최국 러시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예상이 커졌지만 실전은 달랐다. 최근 A매치서 승리가 없어 개최국 프리미엄을 누리지 못할 것이란 러시아를 향한 우려가 오히려 씻기는 경기였다. 사우디는 러시아를 맞아 시종일관 주도권을 잃은 채 끌려갔다. 경기 시작 12분 만에 첫 실점을 한 사우디는 별다른 반전 없이 릴레이 실점을 하며 무너졌다. 경기 막바지 2골을 내주는 장면은 허탈함까지 안길 정도였다.

사우디의 패배를 보며 아시아 축구 경쟁력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아시아 축구는 4년 전 브라질월드컵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한국과 호주, 일본, 이란이 아시아 대표로 나섰지만 승리 없이 3무 9패로 세계의 벽을 느꼈다.

부진이 러시아월드컵까지 이어졌다. 이번 대회는 다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개막전부터 사우디가 크게 패하며 불안감을 안긴다. 사우디의 좌절이 한국에도 적용될 수 있다. 쉽지 않은 조편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전망이 지배적이라 사우디 패배가 남일이 아닐 수 있다.



그렇기에 신태용 감독이 준비하는 선수비 후역습은 옳은 접근법으로 보인다. 신태용 감독은 평소 공격을 선호하는 지도자지만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위해 수비적인 전술을 가다듬고 있다. 스웨덴과 1차전을 감안한 포석이다. 조직적인 간격 유지와 협력 수비로 상대 공격을 먼저 막고 출발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대표팀은 볼리비아와 평가전에서 선수비 후역습을 실험하기도 했다.

물론 아직은 완성 단계가 아니다. 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네 차례 친선경기 성적은 1승1무2패로 부진했다. 실점도 많았다. 남은 시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신태용 감독은 러시아에 입성하고 수비 조직 훈련에 몰두하겠다고 밝혔다. 사우디가 보여줬듯이 아시아는 아직 유럽과 차이가 있다. 선수비 후역습을 조금 더 원활하게 가져가는 것이 한국의 월드컵 성공 여부를 다룰 카드임에 틀림없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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