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즈니 현장포커스] '맞춰잡기 실패' 신태용호 색깔도 잃다
입력 : 2018.06.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니즈니노브고로드(러시아)] 조용운 기자= 경기 운영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것을 하는 것과 철저하게 상대를 분석해 알맞는 패를 내미는 것.

신태용호는 후자를 택했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은 2018 러시아월드컵 대진이 완성됐을 때부터 스웨덴전만 생각했다. 신태용 감독은 늘 메이저대회를 준비하며 첫 경기에 집중했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생소한 피지를 대파하며 순주로운 출발을 했고 지난해 20세 이하(U-20) 월드컵 역시 기니를 잡고 대회를 시작했다.

1차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아는 신태용 감독은 월드컵이라고 다르지 않게 접근했다. 올림픽, U-20 월드컵보다 난이도가 올라간 만큼 분석은 더욱 꼼꼼했다. 상대를 파악하면서 자신을 숨기기 위해 더욱 분주하게 움직였다. 신태용 감독은 스웨덴을 분석하면서 승리 요인을 확인했고 자신의 길을 밀고 나갔다.

신태용 감독의 맞춰잡기는 이번 대회 대표팀의 핵심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스웨덴, 멕시코, 독일에 밀리는 만큼 잘하는 걸 하기보다 상대의 장점을 무력화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스웨덴과 1차전은 신태용호의 접근법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고 성공한다면 확신에 찰 수 있었다.

그런데 첫 경기부터 상대를 잡아나가는데 실패했다. 스웨덴의 높이를 가장 두려워한 대표팀은 최대한 뒤로 물러서서 움직였다. 상대의 허를 찌르기 위해 그동안 한번도 가동하지 않은 4-3-3 포메이션을 꺼내들기도 했다. 무게중심을 뒤로 내리면서도 4-4-2로 나선 상대 중원을 숫자 싸움에서 이기겠다는 심산이었다. 그래야 공중볼 경합 이후에 세컨볼을 한국이 가져갈 수 있다는 계획이었다.

결론적으로 신태용 감독이 분석한 건 그라운드에서 실현이 되지 않았다. 페널티킥 이외에 실점이 없다고 수비적인 전략이 성공한 건 아니다. 한국은 전반 15분 이후에 스웨덴에 일방적으로 밀렸고 역습으로 반격하겠다는 생각마저 유효슈팅 0개가 말해주듯 처절하게 실패했다.



계획이 틀어지면 의심할 수밖에 없다. 신태용 감독의 접근법은 스웨덴전으로 국한하지 않는다. 멕시코, 독일로 이어지는 경기도 확신을 가지고 같은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 그런데 1차전 패배가 주는 악영향이 고민이다. 맞춰잡겠다고 너무 낯선 전술을 시도했다가 무색무취로 마친 것이 치명적이다.

신태용 감독도 1차전을 마치고 "스웨덴전을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들어갔다. 높이에 있어 내려앉았던 부분은 잘 준비했고 선수들도 잘 따랐다고 본다"며 대처법은 나쁘지 않았음을 전했다. 그런데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안정이 안 됐던 것 같다. 결과를 못 가져가면서 어려움이 생겼다. 멕시코와 독일전을 다시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하겠다"라고 전했다.

한국은 이제 2,3차전을 무조건 잡아야 한다. 상대를 맞춰잡는 법에 실패한 지금 우리 플레이를 할지 아니면 더 꼼꼼하게 분석할지 후회없는 싸움을 위한 판단을 해야할 때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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