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서재원 기자= 리오넬 메시가 8년 만에 메이저대회 무득점 위기에 처했다.

아르헨티나는 22일 오전 3시(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D조 2차전에서 0-3으로 완패했다. 1무 1패(승점 1), D조 3위로 초락한 아르헨티나는 2002년 이후 16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놓였다.

메시의 부진이 컸다.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은 메시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메시를 전진 배치한 스리백을 꺼냈다. 메시가 공격진에서 보다 자유롭게 움직이게 하기 위한 전술이었다. 그러나 메시는 90분 동안 단 2개의 슈팅을 기록하는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였다.

메시의 활동량도 지적됐다. FIFA에 따르면 메시는 크로아티아전에서 7.6km를 뛰었다. 아르헨티나 평균(9.6km)보다 2km 적은 수치였다. 메시가 열심히 뛰지 않았다기보다 크로아티아가 메시의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해,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다.

메시의 태도 논란도 불거졌다. 후반 막판 바르셀로나 동료 이반 라키티치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쓰러졌지만, 공을 잡은 메시는 공을 달고 질주하며 관중들의 야유를 샀다. 메시의 표정은 경기 막바지로 갈수록 점점 어두워졌고, 머리를 감싸는 행동을 반복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분노를 참지 못하며 곧바로 터널로 빠져나가기도 했다.



2경기 무득점. 메시가 침묵하자, 아르헨티나의 승리도 없었다. 이러다 이번 월드컵에 단 1개의 공격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메시는 지난 아이슬란드와 1차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스스로 위기를 자처했다.

8년 만에 메이저대회 무득점 위기다. 커리어 통산 126경기 64골을 기록 중인 메시는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1골도 기록하지 못한 바 있다. 커리어 전체를 놓고 보면 데뷔년도인 2005년에 이어 두 번뿐이다.

그러나 8년 전 남아공월드컵 때와는 또 상황이 다르다. 당시 메시는 5경기 무득점에 그쳤지만, 경기력만큼은 최고였다. 한국전만 봐도 메시가 드리블할 때 3~4명의 수비가 달라붙었고, 주변 선수들에게 찬스를 만들었다. 도움은 1개뿐이었지만, 대부분의 골은 그의 발에서 시작됐다.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는 그 어느 것도 못하고 있다. 커리어 사상 최대 위기다. 득점은 물론이고 도움도 없다. 그렇다고 팀 기여도가 높은 것도 아니다. 남은 나이지리아전에서 만회하지 못한다면, 자신의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메이저대회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을 찍을 수도 있다.

한편, 영국 '미러'는 22일 보도를 통해 "아르헨티나가 16강 진출에 실패하면 메시는 대표팀 은퇴를 선언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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