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ZOOM-IN] 2018 메시, 2002 바티스투타 눈물을 떠올려라
입력 : 2018.06.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현민 기자= 나이지리아가 아이슬란드를 잡았다. 아르헨티나는 최악을 면했다.

D조에서 이미 16강을 확정한 크로아티아(승점6)를 제외하고 나이지리아(승점3, +0), 아이슬란드(승점1, -2), 아르헨티나(승점1, -3) 순이다. 아르헨티나는 여전히 불리하다. 다가올 3차전에서 나이지리아에 큰 점수 차로 이긴다는 조건 하, 같은 시간 아이슬란드가 크로아티아에 무승부 혹은 패하길 바라야 한다. 한 경기에 운명이 걸렸다.

이번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아르헨티나를 향한 의문부호를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리오넬 메시가 있어도, 팀 균형과 예선 과정을 봤을 때 우승권은 아니었다. 그래도 토너먼트는 무난히 진출하지 않을까, 많은 전문가도 그렇게 예상했다.

막상 뚜껑을 열자 팀이라고 믿기지 않은 만큼 조직력은 부실했다. 특히 우려했던 메시 의존은 여전했고, 중앙 공격만 고집하는 등 공격 다양성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메시만 막으면 된다’는 공식을 알아챈 아이슬란드와 크로아티아는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2경기에서 아르헨티나는 아이슬란드전에서 나온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득점이 전부다. 골을 못 넣으니 당연히 승리할 수 없다. 마치 2002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데자뷰다.



아르헨티나는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브라질과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도 거론됐다. 골잡이 카브리엘 바티스투타를 필두로 아리엘 오르테가,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 디에고 시메오네, 파블로 아이마르, 에르난 크레스포,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하비에르 사네티 등 초호화 군단이었다.

당시 출발은 좋았다. 나이지리아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베론의 패스를 바티스투타가 골로 연결해 1-0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잉글랜드전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베컴에게 페널티킥을 내줘 0-1로 패했다.

운명의 3차전에서 스웨덴에 먼저 한 골을 내줬다. 패색이 짙던 후반 43분 크레스포가 극적인 골로 1-1 무승부를 만들었다. 문제는 같은 시간 나이지리아가 잉글랜드와 비겼다. 만약, 나이지리아가 잡아뒀다면 아르헨티나는 16강 진출이 가능했다. 결국, 1승 1무 1패 승점 4점으로 스웨덴, 잉글랜드에 이어 조 3위에 머물렀다. 바티스투타를 비롯한 선수들, 자국민 모두 눈물을 흘렸다.

정확히 16년 전, 그때 그 악몽이 아르헨티나에 또 닥쳤다. 화려한 스타 군단, 메시라는 강력한 키를 쥐고도 그저 그런 팀으로 전락했다. 강호라면 경우의 수가 아닌 실력으로 당당히 증명해야 하거늘.



아르헨티나의 상황은 정말 복잡해졌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크로아티아가 3전 전승을 하는 거다. 그러나 16강을 대비해 아이슬란드에 힘을 빼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아르헨티나가 나이지리아를 잡는다는 보장도 없다.

아르헨티나가 2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력과 결정력으로 기적은 힘들어 보인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아이슬란드에 강력한 펀치 두 방으로 슈퍼이글스의 부활을 알렸다.

확실히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분설, 메시 은퇴설까지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총체적 난국이다. 이 모든 논란을 불식시키려면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많은 골과 함께 승리, 크로아티아 도움이 필요하다. 특히 메시가 살아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2002 때처럼 또 짐을 싸고, 자국민들의 뭇매를 맞아야 한다. 이미 상처받은 메시가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으로 눈물 흘리는 모습을 봐야 할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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