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병준의 승부차기] 태클은 최후의 수단, 압박이 판단 흐리게 했다
입력 : 2018.06.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경기를 보는 내내 아쉬웠다. 스웨덴전을 멕시코전처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축구의 장점은 스피드다. 스피드로 침투를 하면서 공간을 지배하는 것이다. 이전의 대표팀 경기에서는 그런 것이 많이 나왔다. 여기에 아기자기한 축구가 장착되면서 좋은 장면이 나왔기 때문이다.

멕시코전은 스웨덴전 패배 후 선수들이 심리적인 압박에서 얼마나 벗어나느냐가 관건이었다. 대부분 심각해 보이지 않았는데, 장현수와 김민우는 잔실수가 많이 나왔다. 아무래도 심리적인 압박에서 나오는 것처럼 보였다. 실수를 할 선수들이 아닌데 압박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것 같았다.

스웨덴전과 마찬가지로 전반 27분에 장현수가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장면이 아쉬웠다. 장현수의 판단에 의한 것이지만, 굳이 태클을 해야 하나 싶었다. 태클은 최후의 수단이다. 그 장면에서는 상대를 기다리고 버티면서 태클을 해야 했다. 핸드볼 파울을 고의로 한 것이 아니지만, 실점이 됐다. 압박, 부담이 판단을 흐리게 했다.



후반전에 치차리토에게 추가 실점을 한 장면도 마찬가지였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이재성이 태클을 하다 상대를 놓쳤다. 상대에게 따라만 갔어도 위험한 상황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태클은 언급한 대로 최후의 수단이다. 그 태클이 빠지면서 치차리토에게 연결됐다. 치차리토가 우리 문전 앞에서 볼을 잡았을 때도 슈팅을 하게 놨뒀다면 실점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뒤따라 온 장현수가 태클을 했고, 이것이 실패하면서 치차리토에게 완벽한 득점 기회를 허용했다.

공격수는 수비가 따라오면 긴장하면서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수비를 접어버리면 골이 된다. 개인적으로 그 장면이 너무 안타까웠다.

그러나 골 결정력이 멕시코전 승부의 분수령이 됐다. 후반 30분에 상대 실수로 기회가 나왔다. 황희찬이 손흥민이 들어오는 걸 봐서 내줬을 수도 있지만, 그 장면에서 골을 만들었어야 한다. 공격수라면 욕심을 내야 하지 않았나 싶다. 그 상황에서 골이 나왔다면 추가시간까지 20분 가량 여유가 있었다. 충분히 동점골까지 만들 수 있는 여건이 됐는데 판단이 아쉬웠다.

세트피스 전술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세트피스의 중요성은 모두가 안다. 과거 내가 포항에서 뛸 때 파리아스 감독님께서는 세트피스 훈련만 1시간 반을 했을 정도다. 명확하지 않은 세트피스 전술로 좋은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간결하게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잘했다. 문선민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다. 칭찬하고 싶다. 조현우는 이번 월드컵에서 제일 큰 수확이었다. 후반 막판 골을 넣은 손흥민은 에이스다웠다.

또한 우리 선수들에게 경고가 많이 나왔는데 그것은 선수들이 투지 있게 경기했다는 의미라 하겠다. 스웨덴전보다는 정신이 살아있다는 걸 느꼈다. 선수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내가 어떻게 경기해야 하는지 알았다. 간절함과 절실함을 갖고 경기에 들어간 것이다. 그래서 경기 내내 좋은 장면도 만들었다. 졌지만 앞으로 우리의 강점을 갖고 어떻게 경기해야 할 지 많이 느끼게 했다.

경기를 지켜본 많은 국민들께서 아쉽다고 생각하셨을 것이다.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열심히 잘했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노병준은? 현역 시절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맹활약했다. 전남, 포항, 울산, 대구에서 선수 생활을 하면서 K리그 통산 331경기 59골 26도움을 기록했다. 2009년 AFC 챔피언스리그 MVP도 수상했다. 국가대표로 A매치 6경기 1득점을 기록했다. 2017년 은퇴했으며 현재 서울 양천FC U-18팀 감독을 맡고 있다.

정리=김성진 기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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