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포커스] 장현수를 써야하는 이유…장현수가 어려워진 현실
입력 : 2018.06.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로스토프나도누(러시아)] 조용운 기자= "우리 실력이 상대보다 낫다면 수비 라인도 컨디션에 따라 바꾸겠지만 지금은 조직력이 더 중요하다."

신태용 한국 축구대표팀이 센터백 조합을 가급적 손대지 않는 이유다. 이는 곧 최후의 기회를 얻은 장현수의 멘탈 관리가 필요함을 뜻하기도 한다.

한국이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2연패를 하고도 아직 16강 실낱 희망을 품고 있다. 한국이 멕시코에 패하면서 탈락을 각오했을 때 뒤이어 열린 독일과 스웨덴의 경기서 독일이 승리하며 기적 같은 희망을 대표팀에 안겼다.

2연패를 하며 조 최하위에 위치한 입장에서 마지막 독일과 경기서 활용가능한 경우의 수가 무슨 소용이 있겠냐마는 공은 둥글기에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멕시코가 스웨덴을 잡는다는 가정 아래 한국이 독일을 2골차로 이기는 기적을 만들면 16강 진출도 꿈이 아니다.

:: 장현수를 써야했지만 결과는 실패

벼랑 끝에서 되살아난 대표팀이 다시 뛸 동력을 얻은 가운데 독일전까지 가장 중점을 둬야 할 부분은 장현수의 기용 여부다. 신태용 감독은 장현수를 상당히 신뢰한다.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는 전술 운용에서 장현수가 가진 수비 리딩과 볼 전개 능력은 일찌감치 신태용 감독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신태용 감독이 월드컵을 준비하는 내내 장현수를 주전 수비수로 낙점해 끌어오면서 팬들의 반발은 상당했다.

장현수는 신태용 감독이 보내는 신뢰와 달리 경기 내에서 잦은 실수가 늘 문제였다. 뚜렷한 장점 만큼 반복되는 문제점에 팬들은 못마땅해 했다. 장현수를 향한 반감은 월드컵이 시작되고 더욱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장현수는 스웨덴과 1차전에서 공격 빌드업 패스에 부정확성을 보였고 수비에서도 순간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상대에 찬스를 헌납하면서 큰 비판을 받았다. 억울할 수 있는 박주호의 부상 빌미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장현수는 어려운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스웨덴전 이후 "장현수가 여러 비판에도 궂건했지만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 따라온 비판에는 흔들리는 것 같다.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신감으로 무장해도 쉽지 않은 월드컵에서 시련을 겪은 장현수였지만 신태용 감독은 변화를 줄 수 없었다. 월드컵 내내 전략의 무게중심을 수비적인 것으로 잡은 상황서 핵심 라인을 바꾸기 어려웠다. 대회를 앞두고 여러 센터백을 기용하고 다양한 조합을 시도하면서 많은 실점을 했기에 더욱 변화를 주기 어려웠다.

장현수는 멕시코전에서 한 번 더 기회를 받았지만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지 못했다. 전반과 후반 실점 장면에서 무모한 태클이 화를 부르면서 연달아 실점했다. 장현수는 크게 흔들렸다. 마음을 다잡지 못했다. 페널티킥을 내줬던 순간 장현수는 페널티킥이 선언된 순간 고개를 숙였다. 손흥민을 비롯한 동료들이 다가가 위로했지만 표정이 풀리지 않았다. 긴장하고 몸과 머리가 굳은 듯했다.

결국 후반에 문제가 터지면서 장현수는 무너졌다. 신태용 감독도 장현수가 심리적으로 흔들렸음을 인정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장현수가 페널티킥을 내주고 많이 흔들린 부분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고민했다"라고 했다.



:: 장현수를 바꿀까, 장현수가 바뀔까

심리적으로 타격을 입은 걸 알면서도 후반에 교체할 수 없던 이유도 언급했다. 그는 "수비는 조직력을 가지고 가야 하기에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상대 실력이 우리보다 부족하다면 수비 라인도 그날 컨디션에 따라 바꾸겠지만 지금은 상대가 우리보다 더 나은 팀이다. 우리는 조직을 가지고 대응이 필요했다"라고 서술했다.

독일전이라고 다르지 않다. 독일 상대로도 한국은 선수비를 택해야 한다. 계속해서 수비 조직력을 강조했던 신태용 감독 입장에서는 장현수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미 이번 월드컵에서 신뢰에 보답하지 못한 모습을 봤기에 선택에 우려가 따른다.

현재 장현수의 심리는 1차전이 끝났을 때보다 더 무너졌을지도 모른다. 대표팀도 걱정됐는지 장현수를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날 수 없는 통로로 이동시켰다. 불필요한 구설수를 만들기보다 조용히 지금을 넘기겠다는 생각이었다. 선수 보호 차원이라는 설명을 더했다. 그만큼 장현수의 현재 심리 상태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장현수는 흔들렸다. 단기간에 회복할 정도가 아닐 수도 있다. 문제는 수비 조직력이다. 신태용 감독은 조직력을 이유로 수비진 변화는 꺼리고 있다. 그렇다면 장현수의 멘탈관리가 남은 기간 정말 중요해진다. 한번을 이겨내지 못한 상황서 더 큰 압박감과 싸워야 한다. 관리는 사실상 어렵다. 장현수를 바꿀지, 장현수가 바뀔지에 독일전이 달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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