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핫피플] 간절했던 기성용의 월드컵, 부상과 눈물로 끝?
입력 : 2018.06.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한재현 기자= 신태용호 캡틴 기성용(29)이 부상으로 이번 러시아 월드컵을 사실상 마감했다. 앞으로 월드컵서 기성용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을지 모른다.

기성용은 지난 24일 멕시코와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종아리 부상을 입었다. 이후 검진 결과 2주간 왼쪽 종아리 염좌 판정과 함께 2주간 회복이 필요하다.

이로써 오는 27일 독일과 조별리그 최종전 결장이 확정됐고, 극적으로 살아나더라도 E조 2위와 맞붙는 16강전(7월 2일, 오후 11시) 출전도 불투명하다. 기성용의 이번 대회 출전은 8강을 가야 가능하다.

반드시 이겨야 할 독일전서 기성용 없이 치르는 건 큰 치명타다. 중원에서 공수 모두 조율은 물론 리더십, 3회 연속 월드컵 출전의 풍부한 경험까지 팀에 없어서 안 될 존재다.



기성용이 월드컵이 지난 멕시코전을 끝으로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아쉬움만 가득 남은 기성용의 12년 월드컵 도전이 끝나는 것이다. 그는 지난 2010 남아공 대회에서 막내로 출전해 월드컵 도전사를 시작했다. 기성용은 우루과이전까지 전경기 선발 출전해 사상 첫 원정 16강에 기여했다. 어린 나이에 한국 축구 중심으로 떠올랐고, 많은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이어진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 2패 탈락과 졸전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당시 너무 젊은 선수단이었고, 어린 나이에 팀 핵심이 되어야 했던 기성용은 세계의 높은 벽을 뼈저리게 느껴야 했다. 4년 전 선배들의 신화를 잇지 못한 아쉬움과 미안함이 가득했다.

이후 그는 대표팀 주장 완장을 차며, 반전을 노렸다. 대표팀에서 꾸준히 좋은 기량을 펼쳤기에 4년 동안 그 자리를 놓지 않았다.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으로 반전했지만, 이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부진으로 본선 진출 실패 위기에 몰렸다. 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 간신히 본선에 진출했지만, 친선전까지 부진했고 팬들의 비난 강도는 세졌다.

더구나 생각보다 올라오지 않은 팀 전력과 팬들의 비난, 그리고 주장이라는 책임감이 기성용 어깨를 무겁게 했다. 그의 부친인 광주FC 기영옥 단장은 “성용이가 주장 완장을 찬 이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라고 할 정도다.

많은 부담에도 티를 내지 않았던 건 강한 책임감이다. A매치 출전 위해 10시간 넘는 이동으로 인한 피로와 시차 적응, 잦은 부상이 괴롭혔다. 지난 2016년 말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상강이 500억 원이 넘는 거액으로 유혹했음에도 거절했다.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으로서 기량을 유지하기 위한 책임감이 컸기 때문이다.

기성용은 최근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임을 암시했다. 기영옥 단장도 “성용이가 무릎이 안 좋다. 아버지 입장에서 그만 뛰었으면 했다. 이번 대회는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이라 생각했기에 더 간절했다. 그는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 감동을 주는 경기를 하겠다”라고 이를 악물었다. 기성용은 각오대로 이번 대회에서 제 몫을 했다. 장점인 공수 조율과 정확한 패스, 세트피스서 터진 위협적인 헤더까지 기성용다운 모습을 보였다.

주장 역할도 마찬가지다. 수시로 선수들을 격려했고, 스웨덴과 1차전은 페널티 킥 반칙 빌미를 준 김민우에게 비난 대신 감싸며 무너지지 않도록 했다. 멕시코전은 경기 도중 종아리 부상을 입었음에도 끝까지 동점골을 넣기 위해 뛰었다.

현재 2연패 당한 신태용호는 독일을 2골 차 이상 승리 후 멕시코 대 스웨덴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가능성은 있지만, 쉽지는 않다.

기성용은 독일전 그라운드 대신 벤치에서 동료들과 함께 한다. 그는 자신의 월드컵을 아쉬움으로 끝낼 것인가. 이제 남은 건 동료들이 만들어낼 기적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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