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핫피플] 도핑 양성→월드컵 첫 골, '페루 영웅' 게레로가 만든 역사
입력 : 2018.06.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서재원 기자= 도핑 양성 반응으로 월드컵 출전이 좌절될 뻔한 페루 영웅 파올로 게레로(34, 플라멩고)가 감격적인 월드컵 첫 골을 터트렸다.

페루는 26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피시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C조 3차전에서 호주에 2-0으로 승리했다. 2연패로 이미 탈락이 확정됐던 페루지만, 호주와 최종전에서 승리하며 40년 만에 월드컵에서 승리를 따냈다. 1978 아르헨티나 월드컵에서 이란을 4-1로 꺾은 게 마지막 승리였다.

이번 월드컵은 게레로에게 특별했다. 조국 페루가 36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기에 자신의 첫 월드컵이기도 했지만, 사실 게레로의 월드컵은 한 달 전까지 불확실한 일이었다.

게레로는 남미예선에서 5골(17경기)을 터트리며 페루의 36년 만에 월드컵 본선행을 이끈 주역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도핑 검사에서 코카인 양성 반응이 나오며 FIFA로부터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징계대로라면 월드컵 출전은 불가능했다.

게레로는 의무팀에서 처방한 차에서 코카잎이 들어있었다고 주장했다. 의도적인 코카인 복용이 아닌, 페루 전통차에서 코카잎 성분이 포함돼 있었다는 주장이었다. FIFA와 세계반도핑기구(WADA),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차례로 항소했지만, 그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게레로는 포기하지 않았다. 스위스연방법원에 항소해 월드컵 출전의지를 보였다. 결국 월드컵 개막을 2주 앞둔 지난 1일 스위스연방법원은 페루의 고산지대에서 발견되 미라에서 코카인 성분이 검출된 사례를 바탕으로 게레로의 손을 들어줬다.

어렵게 월드컵에 출전한 게레로는 결국 역사를 썼다. 자신의 월드컵 세 번째 경기인 호주전에서 감격적인 골을 터트렸다. 후반 5분 쿠에바의 패스를 환상적인 발리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페루의 첫 번째 골도 그의 어시스트로 기록됐다.

게레로의 활약으로 페루는 1978 아르헨티나 월드컵 이후 40년 만에 월드컵 승리를 거뒀다. 누구보다 극적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은 그가 만든 또 하나의 역사였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