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포커스] 28년 만에 승점 '0'? 보여라! 한국축구가 살아있음을
입력 : 2018.06.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서재원 기자= "국민들께 조금이나마 재밌는 모습, 또 대한민국 축구가 아직도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손흥민, 멕시코전 후 인터뷰)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7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독일과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F조 3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멕시코전에서도 패했다. 잘 싸웠지만 두 번의 아쉬운 장면으로 인해 2골을 내줬다. 마지막 손흥민의 만회골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스웨덴전(0-1패)과 멕시코전(1-2패)에서 2연패. 한국은 사실상 월드컵 탈락이 유력하다.

이대로라면 역대 최악의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한국이 독일에도 패하면, 1990 이탈리아월드컵 이후 28년 만에 전패 탈락의 수모를 겪는다. 게다가 이번 대회에 참가한 아시아 국가 중 승점 0은 한국이 유일하다. 2연패 사우디아라비아도 최종전에서 이집트를 꺾었다.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희박하지만 16강행의 경우의 수는 남아 있다. 독일이 스웨덴에 극적인 승리를 거둠으로써, 바늘구멍 같은 16강행 길이 생겼다. 한국이 최종전에서 독일을 2점차 이상으로 꺾고, 멕시코가 스웨덴에도 승리하면, 극적으로 조 2위로 올라설 수 있다.

물론 확률은 희박하다. 월드컵 역사에서도 1승 2패 16강 진출국은 없었다. 32개국으로 개편된 1998 프랑스월드컵부터 5번의 월드컵, 총 40개 조(160개국)에서 1승 2패 조별리그 통과는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은 경우의 수다.

승점 3점 16강도 흔치 않은 일이다. 1998년 이후 승점 3점만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사례는 딱 한 번 있었다.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 칠레가 3무로 B조 2위를 기록했다.

여러 가지 가능성을 확인하기에 앞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상대가 독일이라는 점이다. 제 아무리 고전 중이라 해도 독일은 FIFA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이다. 한국이 독일을 상대로 승점을 얻는 것조차 욕심이라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외국의 한 베팅 업체도 한국의 2-0 승리 확률보다 0-7로 질 확률을 더 높게 쳤다.

하지만 공은 둥글고, 축구에서는 어떤 결과도 나올 수 있다. 신태용 감독도 공식 기자회견에서 “쉽지 않은 건 분명하다. 그러나 공은 둥글고 기회는 올 것이다. 멕시코가 독일을 이겼듯이 우리도 이기지 못하리란 법은 없다. 경기력과 점유율에서는 지더라도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라며 “1% 희망을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해서 유종의 미와 반전을 내겠다”라고 말했다.



독일전은 스스로를 증명할 마지막 기회다. 더 이상은 없다. 목표 달성에 실패하더라도, 멕시코전처럼 100%를 쏟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이미 대회전부터 많은 이들이 ‘3전 전패’를 말했다. 지금까지는 그들의 예상대로 흘러갔다고 해도, 마지막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선수들은 정말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상당히 잘해줬음에도 졌다는 것이 아쉽다. 마지막이다. 이제 결과는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우리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재밌는 모습, 또 대한민국 축구가 아직도 할 수 있다는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손흥민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멕시코전 인터뷰를 다시 반복했다. 독일전에서 모든 걸 쏟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는 “결과가 좌지우지하는 경기다. 선수들 모두가 잘 알고 있다”라며 “독일과 경기는 또 모른다. 최선을 다한 뒤 결과를 받아들이겠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발휘하겠다”라고 말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경기다. 1%의 희망이라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힘든 상황이지만, 손흥민 포함 23명이 다시 뭉쳤고, 모두 독일전만 바라보고 있다. 이제 보여줄 일만 남았다. 한국축구가 살아있음을.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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