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권의 키워드] 빛영권과 김앤장 그리고 VAR과 문신 키스
입력 : 2018.07.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빛영권이라는 말, 못 들어볼 것 같았는데”
”유럽에서 뛰는 것이 목표 입니다”
”리피 감독님은 정말 고마우신 분”

[스포탈코리아=김포] 김성진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는 목표했던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분명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모두를 기쁘게 한 순간도 있었다. 바로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독일전을 2-0으로 승리한 것이다.

독일전 승리의 중심에는 김영권(28, 광저우 에버그란데)이 있었다. 김영권은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뛰며 한국의 수비를 책임졌다. 몸을 아끼지 않고 악착같이 뛰며 상대 공격을 막았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3실점했지만, 김영권은 더 생길 수 있었던 실점 상황을 저지하며 경기를 지켜본 팬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그리고 독일전에서는 경기 막판 선제골까지 터뜨리며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팬들은 그의 뛰어난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월드컵을 마치고 돌아온 김영권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인터뷰가 쇄도하고 생각도 하지 않았던 방송 출연도 이어졌다. 김영권은 쉴 틈 없는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었지만 이 모든 것이 자신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라 여기고 즐겁게 임했다.

김영권과는 김포의 한 어린이 축구교실에서 만났다. 스케줄이 빡빡했지만 그는 지인의 축구교실에서 진행한 행사도 참여하며 어린이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행사 중 잠시 시간을 내 그와 다양한 키워드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빛영권
빛나는 김영권의 줄임말.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새롭게 생긴 김영권의 애칭.
너무 좋죠. 제가 축구를 하면서 이런 말은 못 들어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듣게 되니까 너무 좋죠. (웃음) (Q:예전과 달라진 점은?)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 마음가짐이에요. 진짜 안일한 생각을 하고 대표팀 경기를 한 적도 있고, 개인적으로 힘들어서 경기력이 안 나온 적도 있었어요. 지금은 오직 축구만 집중하고 있어요. 마음가짐부터 달라졌죠. 그게 제일 커요.

월드컵
4년에 한 번씩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국제축구대회. 한국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1승 2패로 F조 3위를 기록했다. 김영권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월드컵에 출전했다.
월드컵은 모든 선수가 꿈꾸고 뛰어보고 싶은 무대입니다. 저도 그런 꿈이 있었고 꿈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것만으로도 좋았어요. 월드컵이라는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무대가 생각이 날 것 같아요.

19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김영권의 등번호.
처음에는 19번을 달고 싶지 않았어요. 예전에는 4번이나 5번을 달았죠. 울리 슈틸리케 감독님이 이끄실 때 몇몇 선수들은 대표팀에서 (자신이 선호하는) 등번호가 정해져 있었어요. 그래서 저도 번호를 하나 정해서 입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제가 한 자리 숫자는 좋아하지 않아서 대표팀 소집됐을 때 두 자리 숫자에서 남는 번호를 보다 19번이 비어 있었어요. 그래서 그 번호를 골라 지금까지 계속 달고 있어요.



김앤장
대한민국의 대형 로펌이지만 축구대표팀 내 두 중앙수비수 김영권, 장현수를 이르는 말. 두 선수가 동반 부진하자 일부 팬들이 김앤장이라 불렀다.
처음에 기사 제목을 보고 알았어요. 대단하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김앤장이 좋은 의미로 붙여진게 아니었잖아요. 솔직히 기분은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좋지 않아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경기만 집중했죠.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현수와 맞춰왔습니다. 그래서 평소 생활 할 때도 같이 지냈어요.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지내면서 경기에 대해 얘기하면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그 모습을 본 (정)승현이가 “김앤장 파이팅하세요!”라고 장난을 친 적이 있어요. (웃음)

VAR
Video Assistant Referees의 약자. 축구경기 중 비디오 판독을 하는 시스템. 한국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스웨덴전에서 VAR 판정으로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하지만 독일전에서는 VAR 판정을 통해 김영권의 골이 인정됐다.
올해부터 중국 슈퍼리그도 VAR이 도입됐어요. 그래서 시스템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죠. 독일전에서는 정말 VAR이 고마웠어요. (웃음) 주심이 판단에 따라 VAR을 볼지 말지 결정하니까요. 만약 주심이 보지 않았다면 골이 인정되지 않았을 거에요. VAR로 골이 인정될 때 정말 좋았던 순간이었어요.

베르통권
벨기에 수비수 얀 베르통헌과 김영권의 이름을 합친 조어. 김영권의 뛰어난 활약에 생긴 새로운 별명.
좋은 의미의 별명 같아요. 칭찬만 듣고 살면 너무 좋겠어요. (웃음) 이제는 제가 이걸 어떻게 잘 유지하느냐가 중요하죠. 그런데 전 제라르 피케 선수를 좋아했습니다. 피케 선수가 키가 크지만 발기술도 좋거든요. 어렸을 때 피케 선수 경기를 보면서 많이 배우기도 했고요.



문신 키스
김영권의 양팔에는 문신이 있다. 왼팔에는 ‘오직 나만 내 인생을 바꿀 수 있어. 누구도 대신 해줄 수 없어’라는 의미의 영어 문구, 오른팔에는 ‘가슴 속에 새기고 다니겠다’는 의미의 프랑스어 문구와 아내, 첫째 딸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김영권은 독일전에서 골을 넣은 뒤 아내와 딸의 이름이 새겨진 팔뚝에 키스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제가 수비수니까 언제 골을 넣을 지 몰라요. 그래도 언젠가 한 번은 문신에 키스하는 세리머니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독일전에서 골을 넣은 뒤 팔을 뻗고 달려가는데 그게 생각이 나는거에요. 그래서 세리머니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입을 맞췄죠. 다행이었어요. (웃음)



유럽 진출
김영권의 최종 목표는 유럽 무대에서의 활약이다. 월드컵에서 맹활약한 그를 향한 유럽 팀들의 관심이 뜨겁다. 현재 렌과 베식타스가 영입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저우와는 내년 여름까지 계약이 1년 남아 있어요. 벌써 광저우에서 생활한 지 6년이 지났어요. 많은 일들이 있었고 배운 것도 많아요. 이제는 광저우가 집 같은 곳이죠. 그렇지만 유럽 무대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제안이 오면 광저우에서 어떻게 할 지는 모르겠지만, 유럽에서 뛰는 것은 제 목표입니다.

악플
타인을 악의적으로 비하하기 위해 대는 악성 댓글. 김영권은 경기력이 저조하고 실수했을 때 수많은 악플을 받았다.
악플을 보진 않아요. 그래도 어떤 악플이 달렸는지 들은 적이 있어요. 저를 욕하는 것보다 가족 욕을 하니까 미안하고 화가 많이 났습니다. 가족은 아무 잘못도 없잖아요. (Q:월드컵 기간 내내 장현수에게 많은 악플이 달렸는데?) 맞아요. 현수가 멘탈이 좋아서 그나마 다행이었죠. 그래도 많이 힘들어 했어요. 아! 그리고 독일전 끝나고 댓글을 하나 봤어요. ‘김영권이 잘한 건 고요한이 잘해서다’ 이런 댓글이었어요. 요한 형도 “나 때문에 네가 골 넣은 거다”라고 말하기도 했죠. (웃음)

기성용
축구대표팀 주장. 김영권은 2010년부터 기성용과 함께 축구대표팀에서 활약했다.
성용 형이 국가대표 은퇴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성용 형과는 진짜 오랫동안 같이 지냈죠. 2010년에 조광래 감독님께서 대표팀 이끄실 때부터 함께 뛰었어요. 성용 형이 제 SNS에 “이제 부담 내려놓고 잘 이끌어라”라고 댓글을 달았는데 은퇴를 생각하고 있으니까 저랑 후배에게 잘 이끌라고 한 것 같아요. (Q:기성용이 국가대표 은퇴를 할 경우 주장직을 이어 받을 생각은?) 주장은 멋있고 명예가 있는 좋은 자리에요. 그러나 한국 축구를 이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에요. 그러나 그만큼 어려운 역할이기도 해요.



마르첼로 리피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지도자.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광저우를 지도했으며 김영권을 영입을 주도했다. 현재 중국 국가대표팀 감독.
리피 감독님께서는 자신만의 색깔이 있으신 분이세요. 그리고 선수 개개인을 잘 챙겨 주시고요. 저를 많이 예뻐해주셨죠. 제가 입단 초에 이겨내겠다고 마음먹고 경기했는데 그 점을 좋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유난히 절 믿어 주셨고, 제가 경기력이 안 좋아도 믿고 기용하셨어요. 그러면 금방 경기력이 올라왔습니다. 제게 너무 고마운 분이세요.

서울 강서 YGFC
김영권의 부친이 대표로 있는 U-18 클럽팀. 김영권의 이름을 딴 축구팀이다.
저도 축구인이니까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생각으로 만든 U-18 클럽팀입니다. 현재 고등리그에 참가하고 있어요. 조금이라도 축구에 도움이 되고자 만든 팀이에요. 좋은 선수가 배출돼 좋은 리그나 팀으로 가면 좋겠습니다.

라디오스타
MBC의 대표적인 예능 프로그램. 김영권은 이용, 조현우, 이승우와 함께 출연했다. 김영권과는 녹화하기 전에 만났다.
작가님이 미팅할 때 SNS에 출연하는 것을 알리지 말라고 했는데 기사가 뜨더라고요. 최소 6시간은 녹화한다고 말씀하셨는데 6시간 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진행하시는 네 분은 매주 그렇게 녹화한다는 생각에 대단하다는 말 외에는 나오지 않네요. 그래도 동료들과 같이 나가니까 괜찮아요. 그리고 이렇게 예능 출연도 하고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 같아요. 아직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본 적이 없거든요. (Q:이 기회에 육아 예능 출연 도전을?) 첫째가 네 살, 둘째가 10개월이에요. 육아 예능에 출연할 나이이기는 하네요. 그런데 과연 절 부를까요? (웃음)



사진=스포탈코리아, 게티이미지코리아, 윤종신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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