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Note] 독일에 이어 크로아티아...한양대는 왜 또 유럽으로 향할까
입력 : 2018.07.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홍의택 기자= 한양대 축구부가 장도에 오른다. 유럽 땅을 밟는 건 2016년 여름 이후 2년 만.

한양대 선수단이 짧은 휴가 뒤 다시 모였다. 9일 자정 항공편으로 출국한다. 24일 귀국까지 보름가량 진행되는 유럽 전지훈련. 이번엔 크로아티아다. 동유럽 명문팀 디나모 자그레브 측 초청을 받아 현지 훈련 및 연습경기 기회를 얻었다.

재작년은 독일이었다. 한양대 재학 중이던 왼쪽 측면 수비수 서영재가 함부르크SV로 진출하면서 다리를 놨다. 구단-학교 간 MOU를 체결했고, 이를 계기로 축구부 전원이 독일로 날아갔다. 첫발을 내딛자, 긍정적 사건들이 연달아 터졌다. 정재권 한양대 감독이 그간 있었던 일을 돌아봤다.

"함부르크에 갔을 때다. 현지 스카우트, 에이전트 등 관계자들과 며칠간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한양대 선수 몇몇이 입소문을 타면서 지금껏 관계를 이어오게 됐다. 영재가 이번 여름 뒤스부르크로 이적하면서 함부르크가 아닌 다른 곳도 함께 알아봤다. 마침 디나모 측에서 손을 내밀었다. 구단이 체류비 등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성사됐다"




정 감독은 심심찮게 해외 무대를 논했다. 막연히 동경만 한 게 아니다. 국내 축구도 좋지만, 그와 더불어 더 넓은 세계가 있음을 선수단에 꾸준히 역설했다. 유럽 축구가 낯설었던 1990년대 후반, 홀연히 포르투갈 세투발로 떠난 선수 시절 경험이 빚어낸 조언이었다. 함부르크에서 돌아온 뒤 원두재가 일본에서, 이현진이 슬로베니아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 사이 한양대를 휘감는 일종의 울타리도 생겨났다. 독일 하부리그 팀과 직접 부대끼고, 독일 분데스리가를 현장에서 관전하면서 생긴 자발적 변화가 적잖았다. "본인들이 더 큰 물에서 축구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깨우친 것 같다. 억지로 끌고 가기 전에 먼저 하려는 것들이 보이더라"라는 게 정 감독 설명. 여느 팀이 그렇듯 선수단 변동 폭은 컸다. 몇몇은 프로로 떠났고, 신입생들이 그 자리를 메웠다. 그 과정에서도 중심을 이루는 팀 문화란 게 생겼다. 한양대만의 것이 자리를 잡았다.

"선수들이 우리 학교란 자부심을 갖게 되더라. 고등학생 선수들 사이에서도 선호도가 높다고 들었다. 물론 더 좋은 대학교가 있을 수 있지만, 한양대에는 그만의 특별한 게 있다. 주어진 환경에서 어떻게든 더 해보려 한다. 해외로 떠나는 우리에 대한 외부 시각은 다양하다. 여러 말들이 나오지만 다수가 적극적으로 지지해준다. 확률적으로 긍정적일 수 있다면 일단 시도를 하는 게 맞다고 본다"




학교 측에서도 이러한 취지에 공감했다. 프로로 나서기 직전의 대학 축구부는 교육 기관이란 본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프로팀처럼 축구 차원에서의 선택만 내릴 수는 없는 노릇. 다행히(?) 한양대는 이런 기회에 문을 활짝 열어뒀다.

학교가 추구한 '글로벌화'와 맥이 닿았던 덕이기도 하다. 독일에 이어 크로아티아에까지 한양대를 알릴 수 있었다. 여기에 축구부 학생들의 견문이 넓어지는 것은 물론, 더 다양한 루트로 나아가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여줬다.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또 취업이란 현실적 부분에서 좋은 선택지가 됐다고 보셨다.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무리 선수들이 괜찮아도, 또 제가 가운데에서 역할을 잘해도 학교에서 결정을 안 하면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학교가 밀어주시는 만큼 우리도 노력해 보여드려야 한다"

"현 환경에서 해외로 나가는 것만큼 좋은 게 없다고 판단했다. '여러분들이 꿈꾸는 유럽 축구는 어떻다'라고 백 번 얘기하기보다 한 번이라도 더 보여주고 싶었다. 이번에도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지에서 관계자들이 오기로 했다. 어떤 선수의 인생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일단은 그런 기회를 끊임없이 만들어주고 싶다"





사진=홍의택 기자
영상=풋앤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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