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 꿈꾸는 전북, 내심 FA컵까지 노린다
입력 : 2018.07.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부산] 이현민 기자= 트레블.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은 ‘트레블’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내 마음속에 FA컵은 없다. 팬들의 욕심”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전북은 25일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FA컵 4라운드(32강)에서 티아고, 아드리아노, 정혁의 연속골에 힘입어 부산교통공사에 3-1 승리를 거두고 5라운드(16강)에 안착했다.

그동안 전북은 FA컵과 연을 맺지 못했다. 그것도 무려 2005년 이후 13년 동안. 2016, 2017년 2연속 부천FC(K리그2)에 발목을 잡혔다. 아무리 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비중을 둔다고 하나 국내 최강으로 꼽히는 전북이 FA컵에서 너무 힘을 못 쓴다. 자존심이 상할 만하다.

최강희 감독은 “솔직히 우리가 더블 스쿼드지만, 리그와 ACL을 병행하기도 버겁다. 시즌 전, 그리고 시작 후 변수가 생긴다. 대회 비중에 따라 선수 구성에 변화(1.5군에서 1.8군정도)를 줄 수밖에 없다”면서, “FA컵에서 8강, 4강에 올라가면 늘 ACL과 겹치더라. 시즌 3분의 2가 지난 시점이다. 모든 대회에 역량을 쏟으면 좋겠지만, 쉽지 않다. FA컵을 우승하려면 ACL을 포기하고 올인, 승부차기만 죽어라 연습하면 된다. 내 마음 속에는 FA컵 없다. 팬들의 욕심일 뿐“이라고 웃으며 농담을 건넸다.

이어 그는 무관에 그쳤던 2013년을 떠올렸다. 당시 전북은 ACL 16강에서 가시와 레이솔에 총합 5-2로 지며 탈락했다. 리그에서는 3위에 머물렀다. FA컵 결승에서 승부차기로 패했다. “모든 걸 망쳤던 기억이 있다. 욕심내면 과부하가 걸린다. 그때 느꼈다. 힘을 뺄 때 빼고 줄 때줘야 한다”고 회상했다.



‘FA컵 없다’고 외친 그였지만, 실상은 달랐다. 전북은 25일 내셔널리그 팀인 부산교통공사를 맞아 최정예를 내세웠다. 로페즈, 아드리아노, 티아고가 공격에 배치, 정혁, 임선영, 손준호가 중원에 배치됐다. 김민재, 이재성 등이 수비를 구축했다. 후반에 이동국, 김신욱까지 가세했다. 주중 주말에 계속 경기가 있다. 하필 이 경기는 오후 5시에 열렸다. 찌는 듯한 무더위를 안고 싸워야했다. 확실히 잡겠다는 의지가 다분했다. 그 결과 해냈다.

전북은 이번 시즌 페이스는 상당히 좋다. 리그에서 승점 47점으로 압도적 선두다. 2위 경남FC와 승점은 무려 14점. 일찌감치 우승할 기회다. ACL 8강에서는 수원 삼성을 만난다. 장거리 원정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부산교통공사전에서 조직력을 다지고, 부상에서 회복한 일부 선수들의 경기력을 점검했다. 여러모로 수확이 많았다.

최강희 감독은 “전반에 집중력이 많이 떨어졌다. 낯선 환경, 그라운드 문제, 무더운 날씨까지. 앞으로 이런 걸 극복해야 한다. 또, 경기력적인 측면에서 패스 플레이,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 어찌됐든 토너먼트에서는 결과를 내야 한다. 나도 선수들도 올라갈수록 어렵다는 걸 안다”고 강조하면서, “매 경기 만족할 수 없고, 부족한 점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래도 일부 선수들의 부상 회복, 경기력을 끌어올려 만족 한다”고 했다. 최강희 감독은 내심 FA컵에서 가장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을지 모른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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