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히딩크’, 한국 축구 바꿀 새로운 히딩크와 협상한다
입력 : 2018.07.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대한축구협회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이 A대표팀 감독 1순위 후보와의 비공개 협상에 돌입했다.

김판곤 위원장을 비롯한 선임위는 10여명의 감독 후보군을 평가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이끈 신태용 감독도 경쟁 후보로 올려 평가했다. 그리고 복수의 후보를 추려 감독 선임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 협상 후보에 신태용 감독이 포함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언제 새로운 감독이 결정될 지는 알 수 없다. 1순위 후보와 바로 협상이 이루어지면 이번주 중에도 발표할 수도 있다”며 “최대한 빨리 선임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판곤 위원장은 지난 5일 한국 축구의 철학과 함께 새로운 대표팀 감독 선임을 위한 기준을 공개했다. 대표팀의 격에 맞는 지도자, 한국 축구를 능동적으로 바꿀 지도자를 선임하겠다는 것이다.



▲ 홍콩의 축구 기본을 만든 김판곤
김판곤 위원장은 ‘홍콩의 히딩크’로 불렸다. 선수 시절 홍콩리그에서 뛰었고, 오랜 기간 홍콩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며 얻은 별명이다. 그는 홍콩 A대표팀, U-23 대표팀을 겸직하면서 홍콩축구협회 기술위원장까지 맡았다. 2017년 대한축구협회로 들어오기 전까지 김판곤 위원장은 2010년대의 홍콩 축구를 새롭게 만든 주인공이었다.

그는 축구 불모지나 다름 없던 홍콩의 축구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약팀의 전술인 수비 위주의 축구를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는 탈바꿈시켰다. 김판곤 위원장이 새롭게 만든 홍콩 축구는 대표팀, 클럽 축구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 비주류 김판곤의 첫 시험대
김판곤 위원장은 주류 인생과는 벗어나 있다. K리그에서는 5년 가량 뛴 것이 전부다. 국가대표 경력도 없다. 오로지 실력 하나만 갖고 위로 올라왔다. 대한축구협회가 그에게 국가대표 감독 선임의 전권을 준 것도 행정가로서의 실력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김판곤 위원장에게 이번 감독 선임은 능력을 평가 받는 자리다. 그로서도 욕심이 날 수 밖에 없다.

알려진 김판곤 위원장의 행보를 보면 외국인 지도자로 무게가 쏠린다. 그는 선임위를 이끌면서 한국 축구를 발전시킬 외국인 지도자들을 추렸다. 그리고 그들의 축구를 계속 관찰하며 자료를 업데이트했다. 그가 만나서 의향을 물은 외국인 지도자들은 ‘김판곤 리스트’에 들어있던 지도자들이다.

물론 위르겐 클린스만 전 미국 대표팀 감독처럼 고사한 이들도 있다. 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일부 지도자들은 한국행에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김판곤 위원장은 이들을 후보군으로 놓고 대표팀에 어울리는 최적의 지도자를 찾고 있다.



▲ 자케와 협상했었고, 히딩크를 데려왔었다
2000년 겨울 대한축구협회는 거스 히딩크 감독을 선임했다. 당시 인식으로 절대 불가능할 것이라 여겼던 세계적인 명장의 한국행이었다. 그런데 당시 협상을 지휘했던 이용수 전 부회장은 히딩크 감독에 앞서 에메 자케 감독을 만났다.

자케 감독은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프랑스를 우승으로 이끈 명장이었다. 자케 감독은 외국팀을 맡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그러나 자케 감독도 충분히 한국행에 관심이 있었다.

유로 2000에서 포르투갈을 4강에 올려놓은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은 히딩크 감독에 이어 대표팀 지휘봉을 잡기도 했다. 그만큼 한국은 세계적인 지도자들도 매력을 갖고 있는 곳이다.

물론 외국인 지도자 선임에는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외국 지도자들은 보통 두 어명 이상 자신과 함께 움직이는 ‘팀’이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을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도 핌 베어벡, 레이몬드 베르하이옌, 압신 고트비 등의 외국인 코치진이 함께했다.

김판곤 위원장은 “경비보다는 레벨과 철학을 우선시하겠다. 매우 강력한 대표팀에 구성되어야 한다”며 고액 연봉도 충분히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홍콩 축구를 바꾼 김판곤 위원장이 이제는 한국 축구를 바꿀 새로운 히딩크를 데려오려 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