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향한 중국의 베팅, 'U-21' 대표팀이라 무섭다
입력 : 2018.08.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조용운 기자= 중국축구협회가 칼을 빼들었다. 프로 구단, 성인 대표팀에 이어 21세 이하(U-21) 대표팀에도 명장 활용 방안을 택했다. 대상은 거스 히딩크 감독이다.

'톈진일보'를 비롯한 다수의 중국 언론은 지난 주말 히딩크 감독이 중국 U-21 대표팀을 맡게될 것이라고 일제히 전했다. 톈진일보에 따르면 중국축구협회와 히딩크 감독 사이에 협상이 진척됐고 히딩크 감독뿐 아니라 그의 사단이 함께 중국으로 향한다.

중국의 목표는 분명하다.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해 히딩크 감독 선임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올림픽 축구가 23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하는 현 체제가 마련된 후 올림픽 무대에 나선 건 자국서 열렸던 2008 베이징 대회가 전부다. 번번이 예선서 고배를 마셨다. 월드컵 못지않은 올림픽의 벽부터 깨겠다는 생각이다.

중국의 시야가 넓어진 부분이다. 그동안 중국은 성인 무대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 상당한 투자를 해왔다. 지금이야 한계점을 두고 있지만 지난 몇년 동안 중국 슈퍼리그는 명장과 스타플레이어를 영입하는데 돈을 아끼지 않았다. 클럽 축구의 투자를 통해 중국 축구의 시스템과 선수들의 발전을 도모했다. 성과도 있었다.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중심으로 아시아 무대서 활약하며 중국 축구의 명성은 분명 높아졌다.

그러나 체질이 단시간에 바뀔 수는 없었다. 여전히 중국 선수들로 구성된 대표팀 대회에서는 아시아 무대를 호령하지 못했다. 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세계적인 명장 마르셀로 리피 감독을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선임했지만 월드컵 예선과 동아시안컵에서 보여준 모습은 아쉬움이 여전히 컸다.

이제 중국은 어린 단계부터 선진 시스템을 도입할 생각이고 히딩크 감독을 적임자로 택했다. 그동안 중국은 U-23 대표팀에 몇몇 외국인 감독을 활용했었다. 그러나 이름값이 알려진 감독은 아니었고 기간도 길지 않았다. 히딩크 감독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U-21 대표팀은 외국인 지도자가 맡았던 적이 없다.

중국이 히딩크 감독에게 기대하는 부분을 엿볼 수 있다. 리피 감독에게는 국가대표팀의 성적을 원한다면 히딩크 감독은 중국 축구의 미래를 담보해달라는 뜻이다.

중국의 미래를 향한 투자를 보는 우리 입장에서는 무서운 대목이다. 한국도 4년 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선임하면서 지도자 교육 및 유소년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점에 부합했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국제적인 경험을 살리지 못했다. 마땅한 사단도 없어 한국 축구의 근간과 연계하기에 인적 부족을 드러냈다. 또한 한국은 여전히 연령별 대표팀에 외국인 지도자 투입이 부족하다. 최근 들어 아시아 대회서 두각을 나태내지 못하는 부분을 지적하며 지도자를 향한 투자 부분을 언급하는 이유기도 하다.

중국은 히딩크 감독을 통해 달라질 생각을 하고 있다. "중국축구협회는 히딩크 감독에게 골키퍼, 트레이너, 기술 분석을 포함한 다양한 코칭 전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히딩크 감독 사단을 통해 중국 축구의 동력 시스템을 바꾸겠다는 의지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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