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포커스] 김판곤 위원장, 스스로 만든 감독 선임 기준이 독 됐나
입력 : 2018.08.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유럽으로 떠난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이 감감 무소식이다. 마무리 될 것 같았던 A대표팀 감독 선임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다.

김판곤 위원장은 현재 유럽 출장 중이다. 이번에도 행선지는 밝히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도 함구한 상태다. 그러나 축구계 관계자들에게 따르면 일단 프랑스 파리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즉 파리를 베이스캠프로 삼아 감독 선임 후보군들과 접촉하려는 모습이다.

김판곤 위원장의 출국에 맞춰 스페인 ‘아스’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끈 키케 플로레스 감독이 대한축구협회와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김판곤 위원장이 플로레스 감독과 계약 협상을 하기 위해 출국한 것으로 보여졌다.

그런데 계약과 관련한 어떠한 소식도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플로레스 감독이 아닌 제3의 인물과 접촉했을 것이라는 ‘카더라’도 흘러나온다. 이 모든 것은 확인되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는 플로레스 감독과의 접촉 여부도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모든 정보가 차단된 채 시간이 흐르고 있다. 감독 선임과 관련해 어느 정도 진척이 됐는지도 알 수 없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서둘러 감독 선임을 완료해야 한다는 점이다. 감독 선임이 한 주 미뤄지면 9월 A매치 준비도 차질을 빚게 된다.



▲ 9월 A매치 명단 발표 준비가 안 됐다
대표팀은 오는 9월 7일 코스타리카, 11일 칠레와 A매치를 치른다. 그간 대표팀 운영을 볼 때 경기 2주전에는 명단을 발표했다. 그렇다면 이번 A매치의 발표 시기는 오는 20~24일 사이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다.

그런데 감독 선임이 지지부진하면서 9월 A매치 준비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외국인 지도자라면 협회에서 추천하는 선수를 대상으로 9월 A매치를 진행할 수 있다. 그런데 진행을 도울 국내 스태프도 준비가 되지 않았다.

4년 전에도 울리 슈틸리케 감독 선임이 늦어지면서 신태용, 박건하, 김봉수 코치로 이루어진 국내 스태프로 9월 A매치를 치렀다. 당시 슈틸리케 감독은 9월 A매치를 관중석에서 지켜 봤다.

이번에도 같은 일이 벌어질 분위기다. 김판곤 위원장은 “9월 A매치에 신임 감독을 벤치에 앉히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지휘는 하지 않더라도 신임 감독 체제에서 9월 A매치부터 시작하겠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지금의 진행 과정을 보면 슈틸리케 감독 때처럼 감독 부재 상태에서 진행될 분위기다.



▲ 이상적인 선임 기준, 운신의 폭 좁혔나
김판곤 위원장은 능동적이고 전진적인 축구와 함께 탄탄한 경력을 갖춘 지도자를 찾겠다고 했다. 월드컵 예선 통과 경험, 대륙별 대회나 리그 우승 경험 등이다. 즉 눈높이가 높아진 선수나 팬들의 마음을 충족시키고 한국 축구를 한 단계 올리겠다는 김판곤 위원장의 의지가 담긴 선임 기준이다.

김판곤 위원장이 이를 밝힌 것은 지난 7월 5일이다. 벌써 한 달의 시간이 지났다. 이번주마저 지나가면 어떠한 진척도 없이 한 달 반의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다.

축구계 관계자들은 김판곤 위원장이 정한 선임 기준을 지적하고 있다. 기준에 맞는 지도자들이 한국행을 고사하면서 지지부진한 상황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이상적인 선임 기준을 세우는 바람에 스스로 발목을 잡고 있다”고 입을 모아 지적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된 의견은 “그런 기준에 부합하는 지도자들은 특A급이라 부를 수 있는 세계적인 명장들이다. 그런 감독들이 4년 동안 한국행을 결정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시기도 좋지 않다. 유럽 각 리그가 개막했고 개막할 예정이다. 두세달만 지나면 감독을 경질하는 팀들이 나온다. 그들 입장에서는 유럽에 남는 것이 자신의 미래를 위해 도움이 되는 선택”이라고 했다.

선임 기준을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삼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최대한 기준에 맞추되 어느 정도 감안은 하면서 감독 선임 작업을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김판곤 위원장은 기준에 맞추려는 모습으로만 비쳐진다.

분명 기준에 맞는 지도자를 선임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너무 기준에 얽매여 한 걸음도 앞으로 못 뗄 수도 있다. 호기롭게 정한 선임 기준이 김판곤 위원장의 족쇄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는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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