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감독의 한국행 결정, ‘쿠엘류 인연’도 영향 끼쳤나
입력 : 2018.08.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지난 7월 5일 대한축구협회는 새로운 A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43일 만에 선임을 마무리하고 발표했다. 포르투갈 출신의 파울루 벤투 감독이다.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17일 축구회관에서 벤투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이제 한국 축구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벤투 감독 체제에서 준비하게 된다.

김판곤 위원장은 벤투 감독이 협상 시 가장 적극적이었다고 했다. 또한 자신의 코칭스태프도 대동해서 김판곤 위원장을 만났다. 다른 후보들과 비교할 때 벤투 감독은 한국행에 의욕을 보낸 몇 안 되는 유럽 출신 지도자인 셈이다.

이는 벤투 감독이 명예회복을 위해 한국행을 택했을 가능성이 크다. 벤투 감독은 스포르팅을 이끌고 두 차례 포르투갈컵, 포르투갈 슈퍼컵 우승을 차지했다. 유로 2012에서는 포르투갈을 4위에 올려놓으며 탁월한 지도력을 펼쳤다.

다만 이후에 맡았던 크루제이루, 올림피아코스, 충칭 리판의 성적이 좋지 않았다. 벤투 감독으로서는 재기를 위해 한국행을 결정했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벤투 감독은 한국과 인연이 있는 지도자다.

선수 시절에 2002 한일 월드컵에 포르투갈로 출전해 조별리그에서 한국을 상대한 적이 있다. 또한 유로 2000에서는 움베르투 쿠엘류 감독의 지도를 받기도 했다. 쿠엘류 감독은 2003년 2월부터 14개월간 거스 히딩크 감독을 이어 대표팀을 지휘했다.



‘쿠엘류’는 벤투 감독과 한국 축구를 이어주는 하나의 매개체다. 쿠엘류 감독은 대표팀을 맡은 최초의 포르투갈 출신 대표팀 지도자다. 벤투 감독은 쿠엘류 감독에 이은 두 번째 포르투갈 출신 감독이 됐다.

현재 쿠엘류 감독은 포르투갈축구협회 대표팀 총괄 부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1월 U-20 대표팀이 포르투갈 전지훈련 및 평가전을 했을 때 포르투갈축구협회는 포르투갈 대표팀 훈련장을 제공했다. 쿠엘류 감독이 도왔기에 가능했다. 또한 자신이 대표팀을 이끌 때 보좌했던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의 근황을 국내 지인에게 묻기도 한다. 여전히 한국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다.

협회는 벤투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쿠엘류 감독과는 일체의 접촉을 하지 않았다. 선임에 있어서 쿠엘류 감독의 조언이나 도움은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벤투 감독이 한국행과 관련해서 쿠엘류 감독에게 조언을 구했을 여지는 남아있다. 협회 관계자는 “두 분 사이에 대화가 오갔는지는 알 수 없다. 벤투 감독이 직접 밝히지 않는 한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벤투 감독이 최근까지 중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지만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한국이라면, 경험했던 주위의 조언이 필수적이다. 게다가 한국은 쿠엘류 감독의 인연이 존재한다. 벤투 감독으로서는 자신의 스승이기도 한 쿠엘류 감독과의 대화를 주저할 리 없다. 벤투 감독이 쿠엘류 감독에게 조언을 구했다면 분명 긍정적인 답을 들었기에 한국행을 결정했으리라 본다.



쿠엘류 인연이 있는 벤투 감독은 자신의 사단으로 불리는 4명의 코치들과 함께 오는 20일 입국할 예정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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