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포커스] 재도약 필요한 벤투, 한국의 차가운 현실 깰까
입력 : 2018.08.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박대성 기자= 한국의 차기 감독으로 파울루 벤투 감독이 낙점됐다. 2012년 유로 대회에서 포르투갈을 본선 4강에 올렸지만 이후 행보에 물음표가 남아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김판곤 국가대표팀감독선임위원장은 한국의 차가운 현실을 말하며 벤투 감독 선임 배경을 말했다.

“포트폴리오에 있는 감독들은 팬들께서 좋아할 만한 인물이었다. 자신감을 가지고 월드컵에서 좋은 수행 능력 혹은 하향세를 탄 감독과 접촉했다. 그러나 어려움이 많았다. 클럽에서 오퍼가 오니 거절하는 사람도 있었다. 우리가 우선 순위가 아니었다.”

김판곤 위원장이 말한 감독 선임 과정이었다. 국내 팬들이 원했던, 해외 언론에서 나왔던 후보들과 접촉했지만 이견이 맞지 않았다. 축구 중심인 유럽에서 아시아로 넘어올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마땅한 이유가 없다면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했다. 감독 선임 직전, 여론을 뜨겁게 달궜던 키케 산체스 플로레스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플로레스 감독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알 아흘리와 알 아인을 지휘했는데,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연봉 70억에 달하는 계약이었다.

한국이 책정한 연봉 30억 선은 플로레스 감독 기준에 못 미쳤다. 김판곤 위원장도 “자신은 젊고 축구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가족과 4년 반을 떨어져 한국에 지내야 하는 점도 어려워했다. 솔직히 한국 축구도 모른다고 답했다. 기대와 괴리감이 있었다. 이후 대리인이 돈 이야기를 했는데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차가운 현실이다. 플로레스 감독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경험했고, 훌렌 로페테기 경질 후 스페인 차기 감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유로파리그 우승에 또 다른 트로피를 원할 공산이 큰 만큼, 천문학적인 돈이 아니라면 한국의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없었다.



벤투 감독은 왜 한국 대표팀을 선택했을까. 먼저 김판곤 위원장의 설명을 들어보자. 김 위원장은 벤투 선임 배경을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은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인터뷰 과정에서 보인 자신감과 명확한 축구 철학이 있었다. 한국이 아시아 강 팀이란 점도 알았다. 벤투 감독의 코칭 스태프도 우수했다”고 설명했다.

벤투 감독은 2012 유로 대회에서 포르투갈 대표팀을 4강에 올렸지만 2013년 이후 내리막 길을 걸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을 간신히 통과했고, 조별리그 탈락 아픔을 겪었다. 2016년 올림피아코스에서 그리스 리그 우승에 성공했지만 큰 도약이라 평가하기 힘들다. 2018년 충칭 리판에서는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됐다.

벤투 감독이 한국에 보인 열정은 한 단계 도약으로 풀이된다. 벤투 감독 입장에선 한국을 발판 삼아 과거의 영광을 찾아야 한다. 월드컵 9회 연속 진출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본선행 가능성이 높은 한국은 적격인 셈이다. 한국에서 16강 이상에 성공하면 큰 도약의 또 다른 기회다. 중국 경험으로 아시아 적응도 문제없다.

거스 히딩크 감독도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재도약에 성공했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에 오기 전 레알 마드리드와 레알 베티스에서 경질 당했다. 도약이 필요한 시점에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열렸고, 한국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한다. 월드컵 홈 이점과 전폭적인지지 아래 4강 신화를 만들었고 PSV 에인트호번, 호주 대표팀 등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벤투의 의지는 김판곤 위원장 설명에서 알 수 있다. 벤투와 협상한 김 위원장은 “자기 방법대로 극복하려는 마음이 있었다. 훈련 과정과 경기를 지켜봤다. 벤투 감독의 팀이 능력 있다고 확신했다. 성공하고 싶은 열정이 있었다. 월드컵에서 한국을 맡아 성과를 내고 싶어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벤투 감독은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사무실을 마련할 계획이다. 연령별 대표팀 협업과 A대표팀 동향을 파악하려는 의지였다. 벤투 감독 열정이 결과로 나타난다면, 선임 당시 차가운 시선은 눈 녹듯 녹을 것이다.

■ 파울루 벤투 지도자 경력
2004-2005 : 스포르팅 19세 이하(U-19)
2005-2009 : 스포르팅
2010-2014 : 포르투갈 대표팀
2016 : 크루제이루
2016-2017 : 올림피아코스
2018 : 충칭 리판

+ 스포르팅
: 포르투갈 리그 준우승 4회, FA컵 우승 2회, 수퍼컵 우승 2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3회-16강 진출 1회

+ 포르투갈 대표팀
: 유로 2012 예선 통과 – 본선 4강 진출
: 2014 브라질 월드컵 예선 통과 – 조별리그 탈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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