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Note] 오랜만에 4강...'성적'보다는 '성장' 논하는 한양대
입력 : 2018.08.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홍의택 기자= "성적 내기 싫은 감독이 어디 있나. 하지만 지금 구조는 두 마리 토끼 다 잡기가 쉽지 않다. 성적을 위해 선수를 희생할 수도 없다". 정재권 한양대 감독은 담담했다. 오랜만에 오른 4강 무대이지만 선수 앞날부터 논했다.

한양대가 전국대회 준결승에 올랐다. 25일 태백에서 열릴 제49회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 결승 길목 앞에서 호남대와 격돌한다. 디펜딩챔피언 단국대와 한 조에 속한 한양대는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했다. 이후 홍익대 등을 꺾고 용인대, 중앙대 등과 최후 네 팀에 속했다.

4강은 2014년 춘계연맹전 이후 처음. 1, 2학년 대회 3연속 제패 등으로 아성을 떨친 한양대지만, 최근 들어 유독 연이 없었다. 정 감독은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있다"라면서 "크로아티아 전지훈련을 다녀온 뒤 하고자 하는 의지가 더 늘었다. 끈끈하게 뭉친 모습을 봤다"라며 이번 대회를 복기했다.





한양대가 연령대 최고 선수들을 불러모았다면 더 순조로웠을 터. 하지만 선수 선발 제도 등으로 어느 정도 한계는 있었다. 여기에 전력 유지를 위해서라면 하지 않았을 일까지 강행했다. 정 감독은 시즌 도중 주축 선수의 프로 진출을 수락했다. "대학에서 더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

"남들은 '성적', '성적'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라던 그는 "그보다는 선수들이 자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는 게 먼저다. 한양대는 학교 측에서 이런 정책을 전폭 지지해줬다"고 설명했다. 더 넓은 세계를 보여주고, 더 나은 팀과 매치를 잡아야 소중한 성장기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적을 내기 위한 대회 출전과 양질의 연습게임 중 딱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후자를 택하겠다는 그다.

성적과 성장. 이 둘이 별개는 아니다. 다만 결정적 기로에서 어디에 포커스를 맞추느냐에 노선도 달라질 수 있다. "성적은 운이 좋으면 따라오는 것" 정도로 여긴 정 감독은 "성적을 위한 팀 운영, 성장을 위한 팀 운영이 어느 정도 차이는 있다. 선수 기용 같은 부분에서도 마찬가지다. 저는 지금껏 후자를 택해 왔다"라고 주장했다.

정 감독은 "현 U-23 규정(만 23세 이하 선수 의무 출전) 연령도 더 낮춘다고 하지 않나"라고 반문하면서 "축구 선수가 대학에 올 이유가 점점 없어진다. 대학 축구도 방향을 좀 바꿔가야 하지 않나 싶다. 프로행과 직결된 성장을 우선시하지 않으면 대학을 거친 선수들은 취업 시장에서 내몰릴 수밖에 없다"라고 역설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양대 스포츠 매거진 <사자후>
영상=풋앤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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