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목소리] 서정원 감독, ''모두 내 책임...내가 부족하면 나가야 한다''
입력 : 2018.08.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수원] 서재원 기자=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이 최근 안 좋은 팀 분위기를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는 말도 꺼냈다.

수원은 25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경남FC와 KEB 하나은행 K리그1 2018 26라운드를 치렀다.

최근 수원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 리그 3연패의 늪에 빠지며, 순위는 4위까지 밀렸다. 그 사이 FC서울과 슈퍼매치에서 또 패했다.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다. 승점 36점의 수원은 7위 서울과 4점 차밖에 나지 않는다.

누구보다 열정적인 수원 팬들은 이날 경기에 공식 응원을 거부했다. 응원석의 화려한 배너는 걸려있지 않았다. 단 하나, '야망이 없는 프런트, 코치, 선수는 당장 나가라. 수원은 언제나 삼류를 거부해왔다'는 걸개만이 거꾸로 걸려 있었다.

경기장에 도착한 서정원 감독도 이를 확인했다. 팬들의 여론도 충분히 느끼고 있었다. 경기 전 만난 서 감독은 “여기에 오래 있었다. 상당히 마음이 아프다. 팬들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 다 내 책임이다”라고 말을 열었다.

이어 “살아가면서 쾌창한 날만 있는 게 아니다. 우리가 제주도에서 태풍을 만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마음이 아픈 게 사실이다. 모든 게 내 책임이다. 항상 각오는 돼 있다”라고 결과에 지겠다는 말을 했다. 사퇴를 암시하는 발언이었다.

그러나 서정원 감독은 끝가지 선수들을 감쌌다. 그는 “우리 선수들은 나태하지 않았다. 문제는 나다. 상황 상황이 아쉬운데, 선수들을 끝까지 믿고 싶다. 13년 있으면서, 팬들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할 수 있다.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선수들에게 만큼은 힘을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창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우울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의 눈가는 이미 촉촉이 젖어있었다. 서정원 감독은 “제가 부족하면 나가야 한다. 자리에 연연해하지 않겠다는 마음은 늘 똑같다. 다만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6년 동안 흐트러짐이 없이 일했다. 선수들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했다. 팀에 대한 애착이 있으니 가능했던 일이었다. 마음이 아프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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