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포커스] ‘역대 최초 4강‘ 박항서, 어떻게 베트남 신화를 만들었나
입력 : 2018.08.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박대성 기자=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역사를 쓰고 있다. 역사상 첫 8강을 넘어 4강 진출까지 해냈다. 이제는 박항서의 베트남 '매직'이 아닌 '신화'로 불러야 한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은 27일 오후 9시 20분(한국시간) 인도네시아 파트리옷 스타디움에서 시리아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120분 접전 끝에 날카로운 역습으로 4강 진출 쾌거를 해냈다.

매 대회 베트남 역사를 경신했다. 2018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대회에서 이라크, 카타르를 누르고 결승 진출에 성공한데 이어 아시안게임 메달까지 바라보고 있다.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 아래 신화를 만들었다.

박항서 감독은 한국에서 큰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대표팀 수석코치 이후 아시안게임 지휘봉을 잡았지만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감독에서 코치 결정은 쉽지 않았지만, 2003년 포항 스틸러스 코치에 부임했고 경남FC, 전남 드래곤즈, 상주 상무를 거쳐 창원 시청 감독을 역임했다.

창원 시청 이후 베트남 대표팀 감독직에 올랐다. 동남아 축구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태국도 박항서 감독에게 관심을 보였지만 최종 결정은 베트남이었다. 한국이 아닌 낯선 동남아 팀. 박 감독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마냥 환영 받은 자리도 아니다. 베트남축구협회를 포함한 현지 여론은 한국인에 대한 편견과 커리어 마지막이 1부 팀이 아닌 점에 반신반의했다.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지 않았다는 쪽이 옳다. 하지만 베트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베트남 대표팀은 “원래 체력이 부족하다”는 고정 관념이 있었다. 박항서 감독은 체질 개선을 우선 목표로 삼았다. 단백질을 보충하고 훈련으로 근력을 강화했다. 조그만 식단 변경과 훈련법으로 베트남에 변화를 만들었다.

훈련장에서는 친근함으로 다가갔고, 경기장에서는 자부심을 강조했다. 2018 AFC U-23 챔피언십 결승전 패배 후 “최선을 다했기에 고개 숙이지 마라. 우리는 베트남 선수들이다”라며 베트남 자긍심을 높였다.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 아래 원 팀이 됐다. 과거부터 압박하던 체력 부족은 선수단 뇌리에 없었다. 많은 활동량으로 상대를 압박했고, 날카로운 역습을 선보였다. 2018 AFC U-23 챔피언십에 이어 아시안게임에도 마찬가지였다. “정신을 맑게, 새로운 역사를 다시 쓰자”라며 집중력을 한 층 끌어 올렸다.

바레인과 16강전, 시리아와 8강전이 대표적이다. 베트남은 120분 접전에도 지치지 않았고 효율적으로 시리아를 압박했다. 집중력은 연장 후반에 발휘됐고 롱 패스에 이은 결승골로 시리아를 눌렀다.

역대 최초 4강에 진출하자, 베트남은 환호했다. 시리아전 승리 후, 베트남 일간지 ‘라오동’을 포함한 대부분 언론들이 “정말 감사하다. 영화 같은 일”이라며 박수를 보냈다. 베트남 현지도 축제라는 후문이다.

4강 상대는 한국이다. 손흥민, 황의조, 이승우 등을 보유한 한국은 베트남에 정말 어려운 상대다. “지금은 베트남 감독이다. 이기고 싶다. 승부는 승부다”는 박항서 감독은 조국을 상대로 해법을 찾고 있다.

사진=베트남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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