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차범근은 왜 굽은 길 돌아 울진까지 갔을까
입력 : 2018.08.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울진] 홍의택 기자= "차 네비(게이션)가 빠른 길을 알려줬는데. 어휴, 산길을 빙빙 돌아오느라 멀미가 다 나더라고".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너스레를 떨었다.

차 전 감독을 경북 울진으로 향하게 한 건 'SPOTV NOW 제13회 한국중등(U-15)축구연맹회장배 겸 경상북도지사배 국제축구대회'. 중국에서 귀국하자마자, 장거리 이동을 감수했다. '팀 차붐 프로젝트'로 독일 출국을 이틀 앞둔 빡빡한 일정이었다.

성장기 선수를 위해서라면 열 일 제쳐두고 나서던 그다. 무려 30년째 이어온 '차범근 축구상'은 해당 연령대 선수들에겐 최고의 동기부여로 통한다.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수락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밖에도 여러 외부 활동을 펼쳤다. 정책 취지 등에 공감하고 각별한 관계를 이어온 중등연맹도 빼놓을 수 없다. "다른 연맹들도 다 잘하고 계시지만, 차범근 축구상 등을 거친 선수들이 직접 연관이 되니 자주 와서 볼 수밖에 없지"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유스팀의 이번 대회 참가도 큰 계기가 됐다. 지난해 방한한 아민 크라츠 단장이 또다시 팀을 인솔했다. 차 전 감독이 프랑크푸르트 에이스로 발돋움한 시절 유소년팀에 소속이었던 아민 단장. "내가 서른일 때 얘가 열여덟이었으니 사실 날 좀 어려워하지"라면서 웃은 차 전 감독은 "이후 아민이 유소년 지도자를 할 때, (차)두리를 봐준 게 또 연이 됐어"라고 덧붙였다.




차 전 감독은 26일 울진 백암구장에서 열린 개막전 경기를 직접 관전했다. 중등축구연맹대표팀 동군과 프랑크푸르트가 겨뤘다. 동군이 우세했던 가운데,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승패와 별개로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옛날 내 생각 많이 나지. 중3 때 본격적으로 축구를 시작했으니까 딱 얘네들 연령이거든. 감회가 새로워"라고.

중등연맹은 13회째를 맞는 이 국제대회에 적잖은 공을 들여왔다. 그간 FC바르셀로나, 리버풀, 토트넘 홋스퍼 유스팀 등을 불러모았다. 차 전 감독은 "국제대회 통해 쌓는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으니까. 자기를 돌아보며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고. 내가 와서 우리 선수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백 번이라도 더 와야 한다고 생각해"라고 의미를 짚었다.

차 전 감독은 국제대회 참관뿐 아니라 지난해 연말 시상식에도 얼굴을 내비쳤다. 중등연맹에서는 포지션별 한국 대표 선수 이름을 딴 '레전드상'을 신설하는 색다른 행보를 보였다. 공격수 부문은 단연 '차범근상'. 차 전 감독은 "김경수 회장님 비롯 중등연맹이 여러 좋은 아이디어를 내주시고 있어. 한국 실정에 맞춘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그런 상황에 크게 공감해"라고 엄지를 내보였다.

26일 막 올린 이번 국제대회는 30일까지 총 5일간 일정으로 이어진다. 국내외 총 20개 팀이 조별리그를 거쳐 토너먼트로 승패를 가린다. 30일 열릴 3, 4위전과 결승전은 SPOTV에서 생중계할 예정이다.




사진=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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