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포커스] 박항서를 비난하는 '베트남 일부 여론', 그 이유는?
입력 : 2018.09.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서재원 기자= 한국전 패배 후 박항서(59) 감독을 비난하는 일부의 목소리가 나왔다. 베트남 전체의 분노를 산 이들의 목소리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베트남은 지난 29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보고르의 치비농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전에서 한국에 1-3으로 패했다.

베트남의 완패였다. 전반 7분 만에 이승우에게 골을 내눴고, 전반 28분 황의조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이어 후반 10분 이승우에게 다시 한 번 실점, 사실상 일찍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졌지만, 실패는 아니었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은 아시안게임 도전 역사상 처음으로 4강에 진출하는 업적을 남겼다. 아랍에미리트(UAE)와 3-4위전을 통해 최초의 메달도 노릴 수 있는 위치다.

그러나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어서였을까. 한국에 패한 박항서 감독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일부 축구 팬들이 ‘박항서 감독이 아니었으면 결승에 올라갔다’, ‘박항서 감독이 조국인 한국에 일부러 졌다’, ‘한국전 전술을 이해할 수 없다’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물론 극히 일부의 목소리였다. 이들의 주장은 대다수 팬들의 분노를 샀다. 베트남 축구인들도 박항서 감독을 옹호하기에 나섰다. 그 중 하나가 2004년 베트남을 잠시 이끌었던 응우옌 탄 빈 감독이었다.

그는 베트남 언론 ‘laodong’과 인터뷰에서 “실력의 관점에서 베트남보다 한국이 훨씬 낫다. 지금의 한국은 지난 1월에 만났던 팀과 완전히 다르다. 유럽파 이승우, 황희찬이 합류했고, 손흥민, 조현우 등 월드컵 스타들도 와일드카드로 출전했다. 이처럼 강한 상대로 1-3으로 패한 것은 받아들일 수 있다”라고 한국전 패배가 당연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탄 빈 감독의 인터뷰를 통해 박항서 감독이 어떤 비난을 받고 있는 지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단순히 패배에 대한 비판이 박항서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의심으로 이어졌다. 이에 탄 빈 감독은 “한국은 이전에 상대했던 팀들과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었다. 바레인이나 시리아와 달리 한국의 공격에 맞설 수 없었다. 그들은 다양한 공격 전술로 베트남의 수비를 흔들었다”라고 받아쳤다.

둘째는 박항서 감독의 잘못된 전술이 한국전의 실패 원인으로 지적됐다. 초반부터 적극적이었다면 승산이 있었을 거란 주장이었다. 탄 빈 감독은 “베트남이 후반에 더 나은 경기를 펼친 것은 사실이지만, 상대가 이미 압도적인 스코어로 리드를 할 때였다. 경기 초반 어려웠던 건 사실이지만, 힘에서 밀렸다고 볼 수 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베트남의 후반전 경기력은 자랑스러울 정도였다. 경기 막판에 많은 득점 찬스를 만들어냈다. 박항서 감독은 경기 내내 열정적으로 팀을 지휘했다. 이렇게 경기를 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 많은 팬들이 패배에도 박수를 보낸 이유다”라고 박항서 감독을 변호했다.

선수기용도 비판을 받았다. 특히 응우옌 반 토안이 선발로 나서지 않을 것이 논란이 됐다. 반 토안은 8강에서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골을 터트린 주인공이었다. 이에 탄 빈 감독은 “르엉 쑤언 쯔엉은 시리아전에 휴식을 취했다. 체력적으로 좋았다. 반면 반 토안은 연장전까지 소화했다. 로테이션이 불가피했다”라며 선수 변화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설명했다.

탄 빈 감독은 마지막으로 “나도 한 명의 팬으로서, 결승에 진출하지 못한 것이 매우 슬프다. 그러나 축구에서 우리가 영원히 이길 수는 없다. 질 때도 있다. 그 때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서로를 비난해서는 절대 안 된다”라고 일부 팬들의 비난이 잘못됐음을 강조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베트남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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