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이 손흥민에게 주장 완장 양보한 이유.txt
입력 : 2018.09.0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고양] 김민철 기자= ”후배들이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내 몫이다.”

기성용(29, 뉴캐슬)이 세대교체에 대해 내놓은 답변이다. 대한민국 A대표팀은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친선경기에서 이재성, 남태희의 득점을 앞세워 2-0 승리를 거뒀다.

기성용도 힘을 보탰다. 기성용은 이날 4-2-3-1 전형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 후 교체로 나갈 때까지 45분 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중원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짧은 출전 시간 속에서도 가장 빛났다. 기성용은 정확한 롱패스로 페널티킥 상황을 유도하는가하면 영리한 위치 선정과 태클로 수비진을 보호하기도 했다.

캡틴을 상징하는 주장 완장은 없었다. 기성용은 지난 2014년부터 맡았던 주장직을 4년 만에 내려 놓았다. 대신 손흥민(26, 토트넘)에게 주장 완장을 물려주며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아쉬움은 남지 않았다. 기성용은 코스타리카전 직후 믹스트존에서 이뤄진 인터뷰를 통해 “홀가분하다. 4년 동안 주장으로 할 일을 다했다”라며 담담하게 말 문을 열었다.

이어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최선을 다했다. 향후 4년을 본다면 흥민이가 하는 게 맞다. 주장이라는 것은 그 팀을 대표해야 한다”라며 주장직을 내려놓은 소감을 전했다.

주장직을 내려놓은 만큼 은퇴도 머지 않았다. 기성용은 지난 2018 월드컵 이후 간접적으로 은퇴를 시사하기도 했다. 수 차례 수술을 받은 무릎 탓에 더 이상 소속팀과 대표팀 일정을 병행할 수 없는 상황.

은퇴를 미룬 가장 큰 이유는 후배들 때문이다. 기성용은 갑작스러운 은퇴로 대표팀에 공백을 남기기 보다는 버팀목 같은 존재로 당분간 남기로 결심했다. 캡틴은 아니더라도 리더로 남기로 결심한 셈이다.

책임감이 기성용을 발걸음을 돌려세웠다. 기성용은 “지금은 많은 팬들이 환호해주지만, 못 할 때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그럴 때 후배들이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내 몫이다”라며 진정한 리더의 면모를 드러냈다.

이어 “새로운 세대들이 잘하고 있다. 세대 교체가 잘 이뤄지고 있다. 선배들이 자연스럽게 했던 것처럼 그런 시기가 왔다. 때가 되면 대표팀을 떠날 수도 있다”라며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에 이은 아름다운 은퇴를 꿈꿨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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