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포커스] 전북이 올라가야 했다? 수원은 증명해야 한다
입력 : 2018.09.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수원] 서재원 기자= "전북이 올라가야 한다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았다. 수원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수원 삼성은 19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2차전에서 전북 현대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수원의 4강 상대는 조별리그에서 맞붙었던 가시마 앤틀러스다. 당장 10월 3일 가시마와 1차전을 준비해야 한다.

수원이 모든 면에서 유리한 경기였다. 지난달 전북의 홈에서 열린 8강 1차전에서 수원은 3-0 승리를 거뒀다. 산술적으로 수원이 4강에 오를 확률은 전북에 2배 이상은 됐다. 전북이 4강에 진출하기 위해선 3골이나 되는 격차를 뒤집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대는 3골을 충분히 넣을 수 있는 전북이었다. 이미 최근 리그 2경기에서 막강 화력에 대한 점검을 마쳤다. 경남FC에 3-0 승, 제주 유나이티드에 4-0 승리를 각각 거뒀다. 전북은 마음만 먹으면, 상대가 누가 됐든, 3골 이상을 넣을 수 있는 팀이었다.

경기는 예상과 우려대로 흘러갔다. 전북은 전반 11분 아드리아노의 선제골로 가볍게 선제골을 넣었다. 후반에도 최보경과 김신욱이 연속 추가골을 터트렸다. 전북에 3득점은 식은 죽 먹기였다.

4골도 가능했다. 그러나 수원의 No.1 신화용이 변수였다. 후반 추가시간 4번째 골이 될 수 있었던 아드리아노의 페널티킥을 선방하며 수원의 참사를 막았다. 승부차기에서는 김신욱과 이동국의 슈팅을 차례로 막아, 수원의 4강행을 이끌었다.



결국 4강 티켓의 주인은 수원이었다. 사실상 신화용이 수원을 구하고, 4강까지 끌고 갔다고 해도 무방한 경기였다. 그 결과, 수원은 2011년 이후 7년 만의 4강행에 성공했다. 수원 역사에도 의미 있는 결과물이었다. ACL 개편 후 최고 성적도 4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원의 4강행을 바라보는 바깥의 시선이 좋지 않았다. K리그 팀 중 한 팀만 올라갈 수 있었던 4강이었다. 최근 기록 및 전력상, 전북이 올라가야 K리그가 아시아 정상에 설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안다고 했다. 이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그래서 수원은 증명하고 싶었다. 공식 MOM(Man of the match)으로 선정돼 기자회견에 참석한 신화용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그는 "K리그를 대표해 4강에 올랐다. 전북이 올라갔으면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다. 수원도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더 잘 준비해서 결승까지 갈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말을 꺼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말이 나왔다. 전북은 지난 시즌 AFC 징계로 ACL에 출전 자격을 박탈당했다. 공교롭게도 K리그 팀들의 성적이 좋지 않았다. 4팀이 출전했는데,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한 팀은 제주 유나이티드 뿐이었다. 제주도 16강에서 우라와 레즈에 역전패를 당해, 8강에 K리그 팀들이 전멸을 당하는 결과를 낳았다. '전북이 아니면 안 된다'는 말은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수원은 이제 증명해야 한다. 전북이 아니어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4강에서 가시마를 만난다. 만약 결과가 좋지 않다면, 앞서 언급한 의심의 목소리가 현실이 될 수 있다. 수원이 결승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전북이 올라가야 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가야할 길이 멀다. 수원은 서정원 감독의 자진 사퇴 후에도 자리 잡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그에서 3경기 동안 승리가 없다. 수원에 대한 의심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그 사이 가시마는 더욱 강해졌다. 가시마를 잡기 위해선 스스로 해결해야 될 부분이 산더미다.

수원에 가시마전은 그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K리그를 대표해 살아남은 만큼, 그것을 증명해야 한다. 이번 전북과 2차전처럼 맥없는 경기를 펼친다면, 수원이 떠안아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지금의 수원으로선 감당할 수 없는 무게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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