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뒤 땅 굳는다…신뢰로 뭉친 포그바-모리뉴
입력 : 2018.09.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민철 기자= 비 온 뒤 땅이 굳는다. 폴 포그바(25)와 조제 모리뉴(55) 감독이 갈등을 극복하고 더 견고해진 신뢰 관계를 이뤄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지난 20일(한국시간) 스위스 베른의 스타데 데 스위스에서 열린 영 보이즈와의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3-0 승리를 거뒀다.

결과와 달리 경기 내용은 결코 쉽지 않았다. 맨유는 경기 시작 직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수비에서 불안감을 노출했다. 35분 간 무려 8차례의 슈팅을 허용하면서 크게 흔들렸다.

구세주로 나선 것은 포그바였다. 이날 4-3-3 전형의 미드필더로 나선 포그바는 전반 35분 좁은 공간에서 프레드(25)의 패스를 받은 후 환상적인 왼발 슛으로 영보이스의 골 망을 갈랐다.

쐐기골의 기회는 금세 찾아왔다. 전반 43분 루크 쇼(23)가 왼쪽 측면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일찌감치 승부에 쐐기를 박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막중한 책임을 짊어진 키커로는 포그바가 뽑혔다.

예상 밖의 선택이었다. 포그바는 지난 3일 번리와의 2018/2019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했기 때문이다. 불과 2주전 페널티킥을 실축한 선수에게 또 다시 책임을 짊어지게 하는 것은 도박에 가까웠다.

기우에 불과했다. 포그바는 특유의 스텝에 이은 강력한 슛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슈팅이 워낙 강한 탓에 골키퍼가 손을 댈 수 조차 없었다.




포그바를 향한 모리뉴 감독의 신뢰가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영국 ‘데일리 익스프레스’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모리뉴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포그바는 페널티킥 득점으로 역량을 보여줬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한 차례 페널티킥을 실축하면 다음에 맡아야 할지 의문에 빠진다. 그러나 포그바에 대한 의심은 없었다”라며 포그바를 향해 굳건한 신뢰를 보냈다.

모리뉴 감독의 신뢰에 득점으로 화답한 포그바 역시 “페널티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감독과 동료들이 내가 찰 수 있게 허락했다. 이 점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라며 모리뉴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두 사람은 올 여름 내내 불화설에 시달렸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직후 나온 모리뉴 감독의 발언이 화근이었다. 당시 모리뉴 감독은 “월드컵에서는 단절된 환경에서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다”라며 프랑스의 우승을 이끈 포그바의 활약을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포그바의 자존심이 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바르셀로나, 유벤투스 이적설까지 불거지기 시작했다. 포그바는 “행복하지 않으면 최선을 다할 수 없다.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 그것을 말하면 벌금이 부과된다”라는 발언으로 날을 세우기도 했다.




갈등도 잠시, 어느새 두 사람은 맨유를 위해 힘을 모았다. 모리뉴 감독은 2연패를 딛고 번리, 왓포드, 영보이스 원정에서 3연승을 거두며 팀을 정상궤도에 올려 놓았다. 포그바는 3연승 거둔 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하면서 힘을 보탰다.

비 온 뒤 땅이 굳는 것처럼 포그바와 모리뉴 감독의 관계는 예전보다 더욱 단단해졌다. 단단해진 두 사람의 관계가 맨유 반등의 원동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스널의 전설적인 선수이자 축구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마틴 키언(51)은 “포그바와 모리뉴 감독의 관계는 끈끈하면서도 프로페셔널한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모리뉴 감독이 포그바의 월드컵 활약을 저평가했던 것은 아마 포그바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기 위함일 것이다. 포그바는 영보이스전을 통해 화답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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