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훈련장까지 소녀팬 몰고다닌 대표팀, 축구 팬덤이 달라진다
입력 : 2018.10.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파주] 조용운 기자= 아이돌은 견고한 팬덤을 지닌다. 열정이 강한 팬문화의 확산은 케이팝의 위상을 올려놓았다. 충성도를 지닌 팬덤 문화에 익숙한 10대 소녀팬들이 축구장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1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 우루과이를 상대한 한국 축구대표팀을 보기 위해 6만여명이 경기장을 가득채웠다. 그들이 뿜어낸 함성은 광풍으로 변한 대표팀 인기를 잘 나타냈다.

팬들의 중심은 소녀팬이다. 한동안 흥행 요인을 찾지 못했던 한국 축구는 2018 러시아월드컵 독일전 승리를 시작으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개성 넘치고 어린 선수들이 활약하면서 단숨에 소녀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달라진 축구장 응원 문화는 지난달 잘 엿보였다. 평소에도 나쁘지 않던 대표팀 응원에 열기와 활기가 더해졌다. 낮고 차분하던 함성에 10~20대 여성 팬들이 가세해 날카로움이 더해지면서 비명과 같은 진동이 경기장을 채우기 시작했다.

소녀팬들의 발걸음은 대표팀 훈련장으로 향한다. 지난달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오픈트레이닝에 팬들은 선수들을 보기 위해 새벽부터 텐트를 치고 기다리는 열의를 보여줬다. 그동안 대표팀 공개 훈련은 가족 단위 팬들이 찾았지만 지난달부터 흐름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우루과이전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열린 13일 오픈트레이닝도 마찬가지였다. 지난달 밤새 대기하는 팬들을 경험한 대한축구협회는 사전 예매를 통해 참가 자격을 부여했다. 이벤트 참가를 위해 KFAN 멤버십 회원제를 도입했는데 신청시기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사전 신청과 사연 채택을 통해 오픈트레이닝에 참여하게 된 팬들의 숫자는 약 950여명에 달했다. 팬들의 성비는 확연하게 어린 여성팬이 다수를 이뤘다. 이른 아침부터 파주NFC가 북적였고 예정된 시간에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자 엄청난 환호성이 쏟아졌다.

각자 응원하는 선수들을 연호한 팬들은 질서정연하게 1시간 가량 진행된 대표팀의 훈련을 지켜봤다. 선수들의 모습을 놓치지 않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훈련이 끝나자 팬들은 자신들이 준비한 선물 꾸러미를 선수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더욱 목청껏 이름을 외쳤다. 간혹 자리 선정에 실패해 원하는 선수들을 보지 못한 팬들은 협회 관계자를 향해 선물을 전달하거나 한번만 불러달라고 소리쳤다. 오랜 기다림 끝에 선수를 만난 한 팬은 "이제 말 잘 듣겠다"는 말을 하며 행복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팬들의 열기에 선수들도 예정된 시간보다 더 오래 팬들에게 사인을 건네며 소통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도 사인 행렬에 빠지지 않았다.

팬들은 변함없는 사랑을 대표팀에 전달했다. 선수들도 승리로 보답하려고 더욱 노력한다. 황의조는 "팬분들이 오시면 항상 기분이 좋다. 우루과이전 승리로 기분 좋게 훈련을 나왔는데 많이 찾아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웃어보였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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