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포커스] 곱씹어야할 손흥민 전담 키커
입력 : 2018.10.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현민 기자= 손흥민(26, 토트넘 홋스퍼)은 여전히 잘하고,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서 중책을 맡고 있다.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그러나 ‘전담 키커’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

한국은 지난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 우루과이를 2-1로 제압했다. 벤투 감독이 사전 공언한대로 과정, 결과, 팬심까지 확실히 잡았다. 준비한대로 측면과 세트피스를 활용해 상대를 공략, 대표적으로 석현준(스타드 드 랭스)에서 드러났듯 교체 카드도 적중했다.

분명 찬사 받아 마땅하고, 한국 축구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던 우루와이전. 당시 벤투 감독은 “완벽한 경기는 없다. 분석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짜릿한 승리 뒤 옥에 티는 손흥민의 ‘페널티킥 실축’이었다. 경기를 잘 풀어가던 한국은 후반 19분경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반칙을 얻어냈다.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21분 키커로 나선 손흥민의 오른발 슈팅이 무슬레라 골키퍼에게 막혔다. 흘러나온 볼을 황의조가 잽싸게 차 넣어 한숨 돌렸다.

손흥민은 지난 9월 7일 코스타리카와 평가전(2-0 승)에서도 페널티킥을 놓쳤다. 황의조의 경우처럼 이재성(홀슈타인 킬)이 밀어 넣었다. 손흥민은 우루과이전이 끝난 후 “골키퍼가 막기 좋은 코스로 찼다. 재성이와 의조가 골을 넣어줘 살았지만, 솔직히 짜증도 나고 자존심도 많이 상한다”며 씁쓸해했다.

다행히 손흥민은 1-1로 맞선 후반 34분 오른발 코너킥으로 결승골을 도왔다. 볼이 석현준 머리에 배달됐고, 이어진 상황에서 정우영이 밀어 넣었다. 볼의 궤적은 상당히 좋았다. 클래스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우루과이전에서 손흥민은 전담 키커였다. 프리킥, 코너킥은 그의 몫이었다. 주발인 오른발 인프런트킥으로 상대 문전을 위협했다. 연습한대로, 약속한대로 동료를 겨냥한 적도, 낮거나 높을 때도 있었다. 이는 힘이 많이 들어가거나 디딤발 문제, 축구화(발 안쪽)에 볼이 맞닿았을 때 미세한 차이(그라운드 사정, 호흡 등) 등에서 갈린다. 정확히 맞았다고 해서 무조건 득점되거나 동료에게 가는 경우는 없다. 간간이 빗맞은 볼에 행운이 따르기도 한다.

어찌 됐든 손흥민의 장점 중 하나는 양 발을 자유자재로 쓰는 강력한 킥이다. 특히 박스 바깥에서 툭툭 치면서, 드리블 후 감아 차는 슈팅은 일품이다. 가끔은 인스텝 슈팅도 날린다. 그러나 정지된 상황에서 손흥민의 킥은 대표팀에서 으뜸으로 꼽기 힘들다. 이전까지 기성용이 전담 키커였다. 기성용 부재시 정우영이 맡기도 했다. 경기에서 드러났듯 기성용과 정우영의 킥은 여전했다. 인프런트킥은 물론 좌우 전환, 전방으로 긴 패스를 찔러줄 때 인스텝킥(발등에 얹어)을 잘 활용했다.



물론 여기서 난제는 손흥민이 전담 키커 아닐 때다. 손흥민은 제공권이 뛰어나지 않다. 헤딩도 잘 하는 편이 아니다. 때문에 토트넘(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전담 키커)에서도 박스 안 메인은 아니다. 조금 뒤로 빠져 세컨드 볼을 노린다. 때문에 벤투 감독도 세트피스에서 손흥민을 키커로 쓰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한 건 아닐까.

실력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전담 키커로 활용 문제다. 손흥민의 결정력을 고려한다면 박스 근거리 프리킥을 제외(직접 슈팅 가능)한 상황에서 문전에 두는 게 대표팀 득점력을 더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최근 페널티킥을 연달아 실축하며 본인이 더 부담을 안게 됐다. 이와 관련해 벤투 감독이 공식 언급한 건 없지만,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사진=강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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