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서 뒤쳐진 이승우, 실력으로 증명해야 살아 남는다
입력 : 2018.10.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천안] 김성진 기자= ‘코리언 메시’ 이승우(20, 엘라스 베로나)는 현재 A대표팀 최고의 스타다. 수많은 팬들, 특히 10~20대 여성팬들은 A매치에서 이승우에게 뜨거운 사랑을 보냈다. 그러나 인기가 주전 자리를 보장하지 않았다. 벤투호에서 이승우는 경쟁자들에게 뒤쳐진 채 출발선에서 발을 뗐다.

이승우가 또 다시 A매치에서 벤치를 지켰다. 이승우는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나마와의 평가전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9월 7일 코스타리카전에서 후반 38분 교체 출전한 뒤 3경기 연속 A매치 출전이 무산됐다.

벤투 감독은 9월 11일 칠레전에서는 이승우를 기용할 생각이 있었던 모습이다. 당시 벤투 감독은 “전술적인 판단이었다”며 이승우를 기용하지 않았다. 칠레전에서 전반 30분 홍철이 부상 당해 윤석영이 교체 출전했고, 후반 43분에는 이용의 몸상태가 좋지 않아 김문환이 투입됐다. 수비수를 2명이나 바꾸다 보니 이승우 투입에 의한 공격 변화를 하겠다는 계획이 무산된 것이다.

하지만 벤투 감독이 직접 선발해서 치른 10월 A매치에서도 이승우는 몸만 풀었을 뿐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팬들은 이승우가 몸을 풀고, 전광판에 얼굴이 나올 때마다 큰 함성을 질렀지만 출전 기회는 오지 않았다.

벤투 감독이 이승우를 기용하지 않은 것에 대한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이승우의 포지션에 출중한 선수들이 워낙 많기 때문이었다.

파나마전을 마친 뒤 벤투 감독은 이승우가 소속팀 경기를 나서지 못한 것이 기용하지 않은 이유는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그는 “일부 선수들 중에서도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가 적지만 출전한 선수가 있다”고 말했다. 수비의 핵심으로 활약 중인 김영권이 소속팀인 광저우 에버그란데에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A매치를 계속 소화하고 있는 것을 예로 든 것이다.

이어 “그 포지션에 있는 다른 선수들도 능력이 좋기에 내부적으로 다른 선수를 기용하겠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공격진에 좋은 선수들이 많아 이승우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승우는 원톱 밑에 처진 공격수나 측면 공격수를 소화할 수 있다. 10월 A매치에 나선 선수 구성만 놓고 본다면 처진 공격수 자리에는 남태희, 황인범이 있다. 컨디션 저하로 소속팀에 조기 복귀한 이재성도 있다. 측면 공격수에는 손흥민, 황희찬, 문선민이 있다.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김승대도 이 두 포지션 소화가 모두 가능하다.

현재 대표팀에는 이승우를 쓰지 않더라도 중앙이나 측면 공격을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 풍부한 것이다. 반대로 보면 이승우의 플레이 스타일이나 전술 소화에 있어서 다른 선수들에 비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이승우는 지금까지 최고의 위치에 있었다. U-20 대표팀까지 연령별 대표팀에서는 항상 에이스 역할을 했다. 아시안게임에서도 조커로서 제 몫을 해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도 나섰다.

하지만 벤투 감독 체제에서 이승우는 경쟁자들과 동일선상에 섰다. 그리고 4번의 A매치를 통해 경쟁자들에게 뒤쳐졌다. 이승우로서는 내부 경쟁에서 승리하지 않는다면 대표팀에서의 입지는 지금보다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소속팀에서 경기를 뛰지 못하는 것이 경쟁에서 뒤쳐지는 원인이 아니다. 결국 이승우가 벤투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훈련 때 벤투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할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 유일한 해답이다.

11월 A매치에서는 손흥민이 소집되지 않는다. 대한축구협회는 토트넘과 손흥민을 아시안게임에 차출하는 대신 11월 A매치에서는 제외하기로 합의했다.

손흥민의 부재는 곧 이승우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확실한 자원이 없기 때문에 벤투 감독이 이승우의 기용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벤투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면 11월 A매치 때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내년 1월 아시안컵 출전 여부도 불투명해진다.

이승우는 영리한 선수다. 현재 본인에게 무엇이 부족하고 어떻게 보완해야 할 지 잘 안다. 이승우는 파나마전을 마치고 “소속팀에 돌아가 열심히 해야 한다. 더 노력하고 발전할 것이다. 기회가 올 때 잡을 수 있게 준비하려 한다”라고 다짐했다.

이승우는 한국 축구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인기에 편승한 것이 아닌 진정한 실력으로 아이콘이 되려면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 3경기 연속 결장은 이승우에게 깊은 숙제를 남겼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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