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포커스] 전북이 직면할 ‘최강희 후유증’, 해법 찾을 것인가
입력 : 2018.10.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최강희 감독이 전북 현대를 떠난다. 전북에서 지도자 생활을 은퇴할 것 같았던 그가 중국 슈퍼리그 톈진 취엔지엔의 러브콜을 받아들였다.

최강희 감독은 2005년 7월 전북 지휘봉을 잡았다.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기 위해 2012년부터 1년 6개월간 전북을 떠난 기간을 제외하고 올해까지 12년간 전북을 이끌었다. 그는 전북에서 인생을 마칠 것이라고 누누이 얘기했지만, 주위의 돌아가는 상황과 식어버린 열정으로 인해 몇 년간 뿌리치던 중국의 러브콜을 받아들였다.

전북으로서는 최강희 감독이 떠나는 것이 슬프다. 최강희 감독의 현재 전북의 모든 것을 만든 중심이다. 단순히 지도자가 떠나는 것이 아닌 전북의 축구 문화를 이룩한 구심점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나 불편한 이별이 아닌 서로 웃으면서 헤어지게 됐다.

전북 백승권 단장은 “전북을 K리그와 아시아 최고의 팀으로 만드셨다. 감독님께서 (스스로) 할 일을 다하셨다고 보신 것 같다”고 말했다.



▲ 한 달 뒤 불어 닥칠 최강희 후유증
올 시즌 K리그1 우승을 차지한 전북은 다른 팀보다 내년 시즌을 일찍 준비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최강희 감독이 그대로 있을 때의 얘기다.

최강희 감독이 1년 6개월간 부재였던 때와의 상황과도 다르다. 당시에는 최강희 감독의 복귀를 염두에 두고 현상 유지를 했지만 이번에는 아니다. 완전한 이별이기에 새 판에서 새롭게 짜야 한다. 이제 전북은 최강희라는 존재가 없는 상황에서 새롭게 팀을 이루어야 한다.

매끄러운 감독 교체가 이루어지려면 시즌 종료 전에는 선임해야 한다. 시즌을 마치기 전 자연스러운 인수인계가 이루어져야 내년 시즌 준비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다. 그런데 매년 아시아 정상을 노리는 전북으로서는 감독 선임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

백승권 단장은 “외국인 감독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다방면에서 찾겠다고 했지만 어중간한 감독 선임을 한다면 지금까지 전북이 이룬 위상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

게다가 후임 감독은 최강희 감독과 비교될 수 밖에 없다. 올해까지 각종 대회에서 총 9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최강희 감독이기에 후임 감독은 조금만 기대에 어긋나도 비교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성적과 비교라는 부담 속에서 전북을 이끌어야 한다.

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무려 27년을 재임한 뒤 2013년 여름 은퇴했다. 이후에는 데이비드 모예스, 루이스 판 할, 조제 모리뉴 감독이 이어서 지휘했지만 여전히 퍼거슨 감독과 비교되고 있다. 그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는 점도 비교 대상이 되고 있다.

맨유는 퍼거슨 감독 은퇴 뒤 혼돈의 시간을 보냈다. 팀 색깔마저 사라졌다. 전북도 비슷한 상황이 처할 수 있다. 백승권 단장도 “후유증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그 후유증을 해결할 답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 후유증 최소화할 선수단 개편도 과제
감독이 새롭게 부임하면 팀의 선수들도 바뀌기 마련이다. 당연하다. 감독이 원하는 선수들로 팀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전북도 최강희 감독 후임으로 올 새로운 지도자가 선호할 선수들도 대거 바뀔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현재 전북의 선수 구성은 최강희 감독이 오랫동안 공 들여서 이루어 놨다. 그리고 이는 전북의 팀 색깔에 어울리는 선수 구성이기도 하다. 다른 팀과는 상황이 다르다. 새로운 감독이 자신의 선호와 맞지 않다고 강하게 칼을 내민다면 오히려 팀 색깔을 잃어버리게 된다. 또한 개편에 따른 팀의 완성 시간도 상당히 소요된다.

최강희 감독 후임은 현재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소폭의 개편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입혀야 원활한 팀 운영이 이루어질 수 있다. 특히 베테랑이 각 포지션에 배치되어 있고 이들은 전북을 지탱하는 기둥이다. 이들을 함부로 내칠 경우 팀의 뿌리가 흔들릴 수 있다.

전북으로서는 그런 점까지 염두에 두고 감독 선임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요소를 모두 제거해야 후유증도 없앨 수 있다.

백승권 단장은 “최강희 감독님 퇴임까지 한 달 밖에 시간이 없다. 지역 팬심, 정서, 모기업과의 이미지 등 여러가지를 생각하고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전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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