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IN] 한국 발목 잡던 ‘결정력 부재’, 황의조가 해결했다
입력 : 2018.11.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박대성 기자= 파울로 벤투 감독의 플랜B가 가동됐다. 손흥민, 기성용 등이 차출되지 않아서다. 분명 기성용이 빠진 중원은 전진 패스와 빌드업에 불안함을 보였다. 그러나 황의조의 한 방으로 분위기를 반전했다.

한국은 17일 오후 5시 50분(한국시간) 호주 브리즈번에 위치한 선코프스타디움에서 호주와 11월 첫 번째 평가전을 치렀다. 양 팀 모두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둔 마지막 리허설로 가용할 수 있는 최정예 카드를 꺼냈다.

한국은 플랜B를 가동했다. 손흥민, 기성용, 이재성 등이 소속팀 사정으로 차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손흥민이 조별리그 2경기 동안 출전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강호 호주를 상대로 의미 있는 한 판 이었다.

호주는 안방에서 과감한 압박과 날카로운 침투를 보였다. 황인범과 구자철이 3선에서 볼 배급을 담당했지만 쉽지 않았다. 전진 패스 보다 좌우 측면 패스 비중이 높았다. 기성용과 정우영 콤비와 비교했을 때, 불안한 빌드업이었다.

볼 배급이 여유롭지 않으면, 무게는 포백 라인에 그대로 쏠린다. 3선에서 볼을 끊긴 이후에 호주에 기회를 만들어준 이유다. 문선민의 수비 위치도 어중간했다. 호주는 이용과 문선민 사이를 공략하며 한국 수비를 흔들었다.

전반 중반까지 밀리는 흐름이었다. 호주의 공격을 방어해도 둔탁한 볼이 최전방에 전달됐다. 호주 압박과 피지컬에 밀려 중원을 지배하지 못한 결과였다. 지난 4경기에서 보여준 빌드업 축구는 플랜B 스쿼드에서 그리 유효하지 못했다.

그러나 축구에 판정승은 없다. 점유율과 슈팅을 내줘도 득점으로 승리할 수 있다. 전반 22분 황의조의 한 방에 모든 분위기가 반전됐다. 황의조는 김민재의 롱 볼을 유려하게 받아 정확한 슈팅으로 호주 골망을 흔들었다.

황의조 득점 이후 밀렸던 분위기가 팽팽하게 돌아왔다. 호주는 이전처럼 라인을 올리지 못했다. 황의조의 움직임이 거슬렸기 때문이다. ‘폭스스포츠’ 등 호주 현지 언론도 “황의조가 사커루를 기절 시켰다. 한 번의 실수도 없었다”며 엄지를 세웠다.

물론 한국 입장에서 결과는 아쉽다. 후반 종료 직전, 통한의 실점을 헌납하며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수비 집중력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한 결과였다. 2015년 아시안컵 준결승 아픔을 48개월 만에 갚으려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황의조의 물오른 득점은 참 반갑다. 빌드업은 불안했지만, 어떻게든 마침표를 찍어 한국 최전방과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한 동안 풀리지 않던, ‘결정력 부족’ 과제도 황의조 발끝에서 사라지는 듯 하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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