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vs황의조', 둘의 각축전에 한국 축구가 설렌다
입력 : 2018.11.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홍의택 기자= 둘 다 훌륭했음에 반박 여지가 없다. 앞다퉈 상대 골문을 열어젖힌 데 한국 축구는 행복했다.

한 해를 결산할 시기가 왔다. 대한축구협회는 내달 18일 시상식으로 2018년을 마무리할 참이다. '올해의 선수상' 향방도 중대 관심사다. 사실상 '손흥민vs황의조' 구도로 접어들었다는 게 중론. 2013년, 2014년, 2017년에 이어 손흥민이 또다시 영예를 누리느냐, 아니면 황의조가 제동을 거느냐다.

분위기는 8월 기점으로 요동쳤다. 그전까지는 손흥민 천하였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윙어로 올라선 손흥민은 대표팀에서도 명실상부한 에이스였다. 급히 꾸린 신태용 체제를 이끌고 러시아로 향했다. 전 세계 통틀어 32개 국가만 초청받은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쇼케이스에 올랐다.

흥을 돋우기 시작한 건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부터. 멕시코를 상대한 손흥민은 종료 직전 호쾌한 왼발 중거리포로 패배 속 위안을 남겼다. 경기 후 흘린 좌절의 눈물은 며칠 뒤 기쁨의 눈물로 바뀌었다. 조별리그 3차전 독일전에서 팀 두 번째 득점으로 쐐기를 박았다. FIFA 랭킹 1위 독일을 꺾은 파란은 굉장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손흥민에겐 또 다른 의미가 있었다.




이 판에 황의조가 등장했다. 출현 당시만 해도 역풍이 거셌다. 김학범 U-23 대표팀 감독은 확실한 최전방 공격수가 없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옛 제자 황의조를 불러들였다. '인맥 축구'란 볼멘소리가 따라붙었음은 물론이다.

이런 평가는 얼마 안 가 무색해졌다. 황의조는 아시안게임 첫 경기 바레인전부터 해트트릭으로 반박했다. 8강 우즈베키스탄전은 백미였다. 대표팀은 난타전 끝 황의조의 해트트릭을 포함해 4-3 짜릿한 승리를 완성했다. 아시안게임 7경기 9골. 황의조는 영웅이 됐다. 함께 참가한 손흥민이 플레이메이킹에 치중했다면, 황의조는 피니시로 존재를 아로새겼다.

흐름은 자연스레 벤투호로 이어졌다. 황의조는 우루과이 격침의 일등공신이 되면서 국가대표팀 경쟁력 또한 입증했다. 그뿐 아니다. 대표팀의 올해 마지막 공식 일정이었던 11월에도 폭발했다. 주축 대부분이 빠진 가운데, 호주와 우즈베키스탄 골망을 흔들며 아시안컵을 앞둔 대표팀에 단비를 내렸다. 때리면 들어갔다. 황의조는 그렇게 한국 축구 부활에 앞장섰다.

수상자는 딱 한 명. 둘 중 하나만 웃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둘을 바라보는 이들의 만면엔 미소가 가득하다. 특정 누군가의 어깨에 쏠렸던 짐을 또 다른 누군가가 나눠 질 수 있게 된 것만큼 기쁜 일도 없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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